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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유가…정유업 실적 변동성도 확대

김성진 기자I 2025.05.08 06:00:00

4년만 최저수준 찍은 후 급등
성수기 정제마진 개선 여부 관심
유가 변동성 큰 것은 부정적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제유가가 4년만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가 곧바로 급등하는 등 크게 요동치며 국내 정유업체들의 실적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통상 2분기(4~6월)는 정유업계 성수기로 꼽히지만, 글로벌 관세전쟁과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2분기 실적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96달러(3.43%) 오른 배럴당 59.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전 거래일 대비 1.16달러(1.99%) 하락하며 4년만 최저 수준인 57.13달러까지 내려갔다가 곧바로 반등한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인근 퍼미안 분지 유전에 있는 원유 매장지 근처에서 펌프 잭이 작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6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41만1000배럴로 증산키로 결정하며 급락했다. 이후 미국 셰일업체들이 이를 반영해 생산량 하향 조정하며 다시 3.43%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유가와 정유업체들의 실적이 반드시 연동해 움직이지는 않는다. 다만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평가손실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재고평가손실이란 말 그대로 재고자산의 시가가 매입 시점 가격을 밑돌 경우 이 차액을 회계상 손실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가 하락은 정유사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정유사 실적에는 유가 움직임과는 별개로 제품가격에서 원유가격을 뺀 정제마진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 수준의 정제마진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정제마진마저도 약세를 보이는 상태다.

유가 하락이 과연 정유사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가와 함께 제품가격이 낮아지면서 석유 수요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유가 하락이 국내 수요를 촉진시켜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2분기는 통상 휴가철을 앞두고 정유제품 비축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기도 하다.

하지만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여파로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유가와 정제마진 모두 하락하는 상황도 펼쳐질 수 있어서다. 2020년 코로나 초기 유가가 급락했을 당시 수요도 빠르게 줄며 정제마진이 크게 악화한 사례가 있다.

다만 유가 변동성이 큰 것만큼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공통적 시각이다. 원유 수입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들여오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 유가가 크게 움직이면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하락하면 그에 따라 수요가 촉진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불경기에는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1분기 예정됐던 주요 정기보수가 2분기로 연기된 것은 정제마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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