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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위험선호'…S&P500 사상 최고치 '코앞'[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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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06.27 05:34:31

백악관 “상호관세 유예시한 연장될수도..트럼프 결정”
엔비디아 최고치 경신 지속…코인베이스도 최고치 근접
WSJ “트럼프, 파월 후임 이르면 여름 지명”…국채금리 뚝
달러가치 하락에 국제유가 이틀째 상승...WTI 65달러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 3대지수가 큰폭으로 상승하며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거의 근접했다. 관세 전쟁, 지정학적 긴장, 끈적한 인플레이션 등 시장을 짓눌렀던 불안 요소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AFP)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4% 상승한 4만3386.84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 오른 6141.02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97% 오른 2만167.91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은 장중에는 6146.52까지 치솟으며 지난 2월 1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6144.15)를 잠시 웃돌았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이날 16.59까지 떨어졌다. 4월 상호관세 공포로 52를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분출되고 있다.

백악관 “상호관세 유예시한 연장될수도..트럼프 결정”

실제 올해 내내 시장을 짓눌렀던 관세 불안감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 백악관은 7월8일 예정이었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연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그 시한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연장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레빗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고율의 상호 관세를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욱 뒷받침했다.

최근 들어 월가를 짓눌렀던 지정학적 리스크도 다소 완화되는 흐름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휴전이 일단 유지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 미-이란 당국자 간 회담이 다음 주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원유 가격은 이번 주 초 급등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 안정적인 고용 시장, 인공지능(AI) 열풍 재점화 등도 주식시장 회복을 견인했다. 이날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6000건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24만4000건)를 밑돌았다.

하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대표는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 금융 규제 완화, 유럽의 긴축에서 경기부양으로의 전환, 그리고 완화된 인플레이션 및 관세 환경을 내다보고 있다”며 “이건 우리가 대비하던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산하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거래 및 투자 담당 전무이사인 “경제는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탄탄하다”며 “현재 시장은 기술주 강세와 S&P500의 사상 최고치 회복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사상 최고치 경신 지속…코인베이스도 최고치 근접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들이 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0.46% 오르며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AI칩 후발주자인 브로드컴 역시 2.09% 상승했다. 메타는 2.46%, 알파벳은 1.71%, 아마존은 2.42%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는 0.54%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7월 중순 시작되는 2분기 기업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폴 스탠리 그래닛베이 자산운용 대표는 “4~5월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지금 가장 큰 위험은 상승장을 놓치는 것이 아니라, 단기 뉴스에 과도하게 반응해 잘못된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주가는 이날 5.54% 오르며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을 앞두고 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FTX 파산 여파로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에 빠졌던 2022년 말 최저치 대비 1000% 넘게 반등했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의 공개적 지지로 시장 분위기도 바뀌었다.

특히 최근 미국 상원이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기반 결제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WSJ “트럼프, 파월 후임 이르면 여름 지명”…국채금리 뚝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임기가 내년 5월까지 남아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후임자를 조기에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WSJ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면 오는 9월이나 10월, 혹은 그보다 앞선 여름 중에도 차기 연준 의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연준 의장 조기 지명은 금융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감을 조성하고, 사실상 ‘그림자 의장(shadow chair)’ 역할을 통해 파월 의장의 정책 영향력을 미리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WSJ는 후임 후보군으로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BMO캐피털의 이언 링엔과 베일 하트먼은 “비둘기파 지명자가 등장하면,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을 상쇄할 수 있다”며 “현재 시장은 이를 반영해 국채에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한듯 국채금리는 이날 뚝 떨어졌다. 오후 4시반 기준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5bp(1bp=0.01%포인트) 내린 4.248%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5.8bp 하락 3.721%를 기록 중이다.

달러 역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8% 내린 97.31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가치 하락에…국제유가 이틀째 상승

국제유가는 이틀째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32달러(0.49%) 오른 배럴당 65.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05달러(0.07%) 높아진 배럴당 67.73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긴장이 완화된 가운데 달러가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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