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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자금시장 조달비용·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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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기자I 2025.06.28 08:00:00

하나금융연구소 ‘스테이블코인 금융시장 영향’
美 단기채권 수요↑, 시장금리 떨어지고
변동성 커져 장기금리 프리미엄 확대 불가피
화폐가치 변동성 큰 나라서 코인 수요 늘어나
환율 상승 구조적 압력, 원화가치 하락 가능성
銀 예금기반 축소로 대출여력↓ 이슈도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 자금시장에서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은 높은 유동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 채권시장과 국내 자금시장에도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현하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10일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가상자산의 가치를 1달러 고정하기 위해 영업일 종료 시점 스테이블코인 발행량과 동일한 규모의 준비자산을 보유하는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높은 유동성이 필요해서 미국 단기채권의 새 수요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가치 유지를 위해 미국 달러화 등 특정 자산에 일대일로 연동(pegging)한다. 달러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USDT(테더), USDC(서클)는 미국 달러화에 일대일 대응한다. 이들은 미국 단기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 고유동성의 준비자산을 갖고 있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4000억달러까지 성장하면 미국 국채 추가 수요는 10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단기채권 발행규모는 약 6조2000억달러로 이중 스테이블코인이 보유한 비중은 4%에 달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로 단기채권 수요가 높아지면서 시장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 민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의 대량 발행 이후 해당 영업일 이내 발행량 만큼의 준비자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채권 수요가 확대돼 시장금리 하방 압력이 있다”며 “단기물 시장의 유동성 축소는 시장 변동성 확대를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단기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자금시장 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변동성이 커져 장기금리 프리미엄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 영향력과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 유통된 스테이블코인이 대부분 미 달러화에 연동돼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는 중앙은행 통화정책 영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외환 통제가 강하거나 화폐 가치 변동성이 큰 나라의 경우 가치 변동이 적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해당 국가의 자본 유출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이슈를 안고 있다. 민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에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거래소에서 국외로 유출된 자금은 약 50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확산으로 원화 수요가 감소하면 원·달러 환율은 구조적인 상승 압력을 받는다.

은행의 예금기반 축소로 신용중개 기능 또한 약해질 수 있다. 민 연구원은 “국내 여유자금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하면 은행의 예금 기반이 축소되고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 여력이 감소하는 등 신용 중개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다른 리스크 요인도 있다. 민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변하면 발생사는 발행·환매 역량을 의심받고 자산의 신뢰가 축소되면 디페킹(스테이블코인 시장가격이 약정된 통화와의 교환비율에서 크게 이탈)이 발생해 시장에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높은 네트워크 유동성으로 여러 플랫폼이 연결돼 있어 하나의 시스템 붕괴 시 다른 시스템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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