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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인’ 키우는 무신사…“‘유즈드’로 중고시장 판도 바꾼다”

김정유 기자I 2025.05.08 06:01:54

오대진 무신사 리커머스TF실장 인터뷰
3분기 중고거래 ‘무신사 유즈드’ 론칭
클릭 한번이면 중고판매, 위탁운영 차별화
非입점브랜드·29CM 등 중고거래 확장 검토
온·오프·중고까지 무신사 생태계 ‘락인’ 강화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무신사 입점 브랜드라면 데이터베이스(DB)를 연동해 언제든 손쉽게 ‘무신사 유즈드’로 중고판매가 가능해지고 상품의 수거·판매까지 위탁 운영합니다. 향후 비(非) 입점 브랜드 제품까지 연동시킬 예정입니다. 중고거래도 ‘무신사가 하면 다르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대진 무신사 리커머스TF실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무신사)
최근 서울 성수동 무신사 본사에서 만난 오대진 리커머스TF실장은 “무신사가 보유한 수많은 상품 데이터, 고객 판매 정보 등은 향후 국내 중고거래 시장에서 타 플랫폼과 차별화를 꾀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실장은 무신사가 올 3분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중고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 론칭을 총괄하고 있다.

무신사는 올초 무신사 유즈드라는 상표를 출원하며 중고거래 시장 진출을 일찍이 예고해왔다. 2018년 무신사에 입사한 오 실장은 과거 중고거래 플랫폼 ‘도떼기마켓’ 출신으로 이 분야 전문가다. 지난 1년여간 현 중고거래 시장의 흐름과 고객 고충점(페인포인트)을 연구하며 무신사 유즈드 론칭을 준비해 왔다.

무신사 유즈드는 별도 앱이 아닌 기존 무신사 플랫폼에 적용되고 고객들이 직접 중고상품을 등록할 필요 없이 위탁 판매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편의성에 집중한 ‘고객경험’ 극대화가 무신사 유즈드의 주요 키워드다. 현재 당근·중고나라 등 활성화돼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과의 차이다.

오 실장은 “과거와 달리 현재 중고거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아졌고 시장 규모도 커지면서 올해를 진출의 적기로 판단했다”며 “무신사의 1500만명 고객 중 75% 정도가 중고거래를 경험했다는 자체 설문 결과를 통해 무신사 유즈드가 흡수할 수 있는 고객층이 상당 부분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유즈드는 차별화한 고객경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오 실장은 “무신사 앱의 구매 이력 부분에 무신사 유즈드 탭을 만들어 클릭 한 번이면 바로 중고거래를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인데, 고객들의 불편함을 상당히 해소해줄 것”이라며 “중고판매시 상품 정보를 등록하고 사진을 올리는 등의 불편함과 중고상품 가치 산정의 어려움을 위탁 판매라는 방식으로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면해야 하는 중고거래 형식도 무신사 유즈드를 활용하면 피할 수 있다. 집 밖에 내놓기만 하면 무신사가 수거해 세척·검수 후 판매까지 진행하는 식이다. 아직 무신사 유즈드의 정확한 수익모델(BM)은 정해지진 않았지만, 플랫폼 성격상 수수료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IT기반 플랫폼인 만큼 무신사 유즈드는 기존 무신사에서 구매한 옷의 정보를 연동해 ‘중고판매를 할 수 있는 상품’으로 추천하거나 공유해주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 오 실장은 “고객 입장에선 잊고 있던 자산(중고의류)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를 유즈드가 알려줄 수 있다”며 “상품 DB가 있고 연동시킬 수만 있다면, 향후엔 타 채널의 브랜드 제품까지 중고판매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 유즈드는 론칭 후 자체 입점 브랜드 외에도 기존부터 중고거래가 활성화돼 있는 한정판 패션 브랜드 등까지 품목을 확장할 예정이다. 중고거래 품목 확대를 위해 인공지능(AI) 등 기술 기반으로 서비스 고도화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무신사 산하 패션·생활용품 편집매장 ‘29CM’까지도 중고거래 영역 확장을 고려 중이다.

사실상 무신사 유즈드는 ‘무신사 생태계’의 확장이다. 기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작해 오프라인을 거쳐 생활용품, 뷰티(화장품), 중고거래까지 무신사 플랫폼에 고객을 묶는 ‘락인효과’가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무신사 유즈드엔 조만호 대표의 의지도 상당 부분 담겼다. 오 실장은 “오래전부터 조 대표는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해왔고 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고객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했다”며 “조 대표는 무신사를 통해 패션과 관련된 모든 수요를 다 만족시켜야 한다는 큰 비전을 제시해왔는데, 무신사 유즈드가 그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오 실장은 향후 중고거래 시장이 ‘뉴노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중고거래는 일상이 될 것이고, 시장 안에서는 버티컬(특화) 플랫폼들로 또 나눠질 것”이라며 “무신사 유즈드는 국내 중고거래 시장에서 약 10%의 점유율 확보를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무신사가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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