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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가, 비트코인 등 매입 위해 4.1조원 조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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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05.27 09:21:28

TMTG, 자금 조달 후 비트코인 대량 매입 계획
트럼프 일가 사업과 이해관계 얽혀 논란 확산
가상자산 투자·정책 드라이브 본격화 평가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매입을 위해 최대 30억달러(약 4조 1000억원) 자금 조달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그의 일가가 가상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추진되는 계획이어서, “사업적 이익을 위해 권력을 이용한다”는 비판과 함께 이해충돌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TMTG가 최대 30억달러를 목표로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20억달러는 신규 주식 발행을 통해, 10억달러는 전환사채(콘버터블 본드) 발행을 통해 각각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TMTG는 27~2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맞춰 자금 조달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에릭 트럼프, 부통령인 JD 밴스, 백악관 가상자산 정책 고문인 데이비드 색스 등이 연사로 나서기 때문이다.

TMTG는 조달한 자금으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를 직접 매입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채권·주식 발행을 통해 대량의 비트코인을 사들여 시가총액을 1000억달러 이상으로 키운 전략과 유사하다고 FT는 설명했다. TMTG의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기준 약 60억달러(약 8조 2000억원)다.

TMTG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의 모기업으로, 지난해 3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과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우회 상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분 52.9%(1억 147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4일 주가(25.72달러) 기준으로 약 29억 5000만달러어치다.

트럼프 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가상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NFT 트레이딩 카드 출시, 밈코인 2종 발행, 가상자산 채굴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 투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지분 보유 등 투자 활동은 단순 자산 매입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디지털 자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립토닷컴과 상장지수펀드(ETF)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아부다비 국부펀드 MGX로부터 20억달러(약 2조 7300억원) 투자 유치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을 세계 최대 가상자산 허브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도입된 가상자산 규제 완화, 가상자산 비축(국가 전략 비트코인 보유고) 등 친(親)가상자산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 결과 비트코인 가격은 11만달러(약 1억 5000만원)를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이해충돌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의 정책·규제 결정이 가족기업의 직접적인 이익으로 이어져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의 가상자산 관련 수사·규제 완화, 백악관·의회 인사들의 친가상자산 정책이 잇따르면서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물론 일부 공화당 인사들 사이에서까지 “공직을 사적 이익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일가가 직접 투자하거나 경영권을 보유한 가상자산 관련 사업 자산이 전체 재산의 37~40%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일가는 “모든 자산은 신탁에 예치돼 있으며, 백악관은 사적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TMTG 지분을 맡겨 운용 중이 신탁은 그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관리하는 곳이라고 FT는 부연했다.

트럼프 일가뿐 아니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아들이자 캔터 피츠제럴드증권의 회장인 브랜든 루트닉이 이끄는 스팩은 지난달 테더, 소프트뱅크 등과 36억달러(약 4조 93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 벤처 ‘21캐피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테더, 소프트뱅크, 비트파이넥스 등이 비트코인으로 출자하고, 21캐피털은 이 비트코인을 회사 주식으로 전환해 상장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TMTG의 이번 자금 조달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자산 산업의 제도권 자산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 ETF,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 가상자산 가격 급등 등과 맞물려, 미국 내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화·정치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FT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일가의 ‘정치-사업-정책’ 삼중 결합 구조가 불러올 이해충돌 및 공정성 논란, 외국 자본 유입에 따른 안보 리스크 등은 여전히 향후 미국 정치·금융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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