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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국가직'인 소방관…소방예산 국가 책임 높여야[생생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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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6.10.19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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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 전환 6년에도 소방예산 약 90% 지방 몫
인건비 국비 지원은 8.6%…지방재정 의존 여전
추미애 '재정 빨대' 논란…재정 분담 개편 논의로
국비 지원 확대·안정적 재원 확보로 약속 지켜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경기 부천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를 애도하며 여야가 한목소리로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소방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댔던 추미애 경기지사도 17일 고인의 빈소를 찾아 사과했다. 반복되는 비극 속에서 불거진 이번 논란은 예산 대부분을 지방재정에 기댄 ‘반쪽짜리 국가직’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것은 2020년 4월 1일이다. 재난 대응체계를 개선하고 고위험 업무를 수행하는 소방관의 처우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간 소방서비스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였다. 국민이 어느 지역에 살든 필요한 소방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을 높이겠다는 약속이기도 했다.

변화는 있었다. 소방공무원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통일했고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중 소방안전교부세로 배분하는 비율도 20%에서 45%로 높아졌다. 국회입법조사처와 소방청에 따르면 국비 지원은 2019년 3852억원에서 2025년 8696억원으로 약 2.3배 늘었다. 같은 기간 국비와 지방비를 합친 총 소방예산도 5조 5065억원에서 8조 1478억원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국가직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전체 소방예산에서 국비 비중은 2019년 약 7%에서 국가직 전환 첫해인 2020년 11.5%, 2021년 14.9%까지 높아졌다가 2025년 10.7%로 낮아졌다. 소방예산의 약 90%를 지방이 분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건비 부담은 더욱 뚜렷하다. 2025년 전체 소방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6조 3632억원이지만 인건비 명목으로 교부되는 소방안전교부세는 5476억원으로 8.6%에 불과하다. 국가직 공무원의 인건비를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셈이다. 무늬만 바뀐 국가직 전환이라는 비판이 반복되는 이유다.

추 지사가 소방예산을 ‘재정 빨대’라고 표현한 것은 부적절했다. 소방관의 인건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비용이다. 아무리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려는 취지였더라도 재정을 축내는 지출처럼 묘사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추 지사의 발언에 대한 사과로 이번 일을 매듭지어서는 안된다.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소방예산 대부분은 여전히 지방의 몫이다. 지방세 수입은 줄고 의무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방예산까지 지방의 재정 여력에 크게 의존하는 현실을 방치한다면 지역 간 소방서비스 격차를 줄이겠다는 애초 취지를 실현하기 어렵다. 소방관의 처우와 장비, 훈련 여건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재정 구조가 필요하다.

소방공무원 인건비에 대한 국가의 부담을 높일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국비 지원을 얼마나, 언제까지 확대할지 정할 뿐만 아니라 지방의 재정 여건과 소방 수요를 반영한 지원 기준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 담배 소비에 의존하는 소방안전교부세의 재원 구조 역시 점검해야 한다. 인건비에 대한 국비 지원 강화와 함께 화재보험금 부담금 부과, 소방발전기금 설치 등 새로운 재원 확보방안을 서둘러 검토해야 한다.

정치권의 애도와 처우 개선 약속은 예산과 제도로 증명해야 한다. 국가직 전환 6년이 지났음에도 소방예산 대부분을 지방에 맡겨두는 구조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소방관의 헌신에 걸맞은 재정 책임을 국가가 지는 것, 그것이 반쪽짜리 국가직을 벗어나는 출발점이다.

'무늬만 국가직'인 소방관…소방예산 국가 책임 높여야[생생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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