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범죄의 주인공이 멀쩡한 외모에 공부를 잘 했으며 직업도 탄탄한 전문직이라고 한다면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지 않을까.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조건에 결핍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는데 도대체 왜 범죄를 저질렀을까. 있는 그대로 한 눈 팔지 않고 살아간다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인생이었을텐데. 그리고 ‘다 갖는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란 결론까지 이어질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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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스토리를 맡은 글작가 세윤은 오인섭을 당초 인육 밖에 못먹는 유치원 교사로, 고기정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전직 형사로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수위 조절을 거듭한 끝에 전혀 다른 스토리가 탄생했다는 비화를 털어놨다. 그는 스릴러를 만화로 즐길 때의 장점은 각자의 속도에 맞춰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릴러 만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만화가 스릴러 장르를 표현하는 데 유리한 점은.
△보는 사람이 바짝 긴장하면서도 다음 페이지를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스릴러 만화죠. 다른 매체와 다르게 만화는 읽는 사람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스릴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겉보기엔 너무나 완벽한 변호사가 어릴 적부터 싸이코패스 기질을 갖고 있었고, 성장한 이후 살인마로 활동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 스토리를 떠올린 계기는.
△처음엔 완전히 다른 만화였습니다. 인육 밖에 못 먹는 유치원교사 오인섭, 형사 고기성, 트라우마로 인해 형사를 그만둔 고기정. 이 셋의 쫓고 쫓기는 음식 스릴러를 구상했지만 수위를 조절하고 조절한 것이 현재 버전이겠네요.
-변호사 오인섭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와 간접살인에 관한 생각은.
△인섭은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갉아먹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살인을 택했습니다. 직접적인 살인은 현대사회에서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이루어졌지요. 이 또한 살인 아닐까요...?
-교사인 고기정을 둘러싼 교내 상황을 보면 최근 과잉보호 논란에 휩싸인 갑질 학부모들이 생각난다. 주인공 고기정의 직업을 교사로 선정한 이유는.
△기정의 직업을 교사로 선정한 이유는 <살인마> 인섭에 반대되는 느낌의 직업이었으면 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현직 교사들에게 자문을 많이 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알게 되었고, 현실적으로 녹여내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등장하는 에피소드 중에 실화 비중은.
△픽션입니다.
-오인섭이 초등학교 교사인 고기정에게 접근한 이유는.
△기정은 인섭이 마음에 든 것들 중 사람으로는 첫 번째입니다. 다른 가지고 싶었던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기정의 주변을 없애기 위해 기정에게 접근했습니다.
-독자들의 예상과 다른 반전도 기대할 수 있는지.
△저는 반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독자분들의 반응을 보면 반전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현재까지 연재분은 전체 스토리 중 어느 정도를 차지하나.
△이제 3분의 1쯤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독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어둡고 불쾌한 이야기를 따라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기정이와 인섭이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주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