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1억5000만원 이상 초고가 차량은 8184대로 전년 대비 78.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가의 수입차를 제외한 수입차 판매량은 3만5159대로 같은 기간 0.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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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별로 보면 올 1분기 BMW가 3164대를 팔아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7시리즈, X7 등 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의 판매 호조 영향이다. 이어 벤츠(2468대), 포르쉐(1434대), 랜드로버(555대) 순이었다.
차량 가격뿐만 아니라 차급별 판매 상황을 봐도 시장 양극화 상황을 알 수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중형차에 비해 소형차와 대형차의 판매가 증가했다. 지난달 소형차 판매량은 1만6786대로 1년 전 대비 50.7% 늘었고, 대형차 판매량 역시 1만9807대로 48.6%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소형차를 구매하는 수요와 이와 반대로 비싼 가격임에도 성능이나 공간 활용도가 좋은 대형차를 구매하는 소비 양극화가 확실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 영향으로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 역시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중이다. 국내 중견 완성차업체 3사(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의 연도별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2020년 25만8359대를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10만9101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시장 양극화가 경기 불황의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5%로 현재까지 성장률을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 및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일반적인 차량 구매는 줄어드는 반면 초고가 차량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