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 민주당 지지시 대가 따를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N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불화설이 보도된 머스크 CEO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라고 답한 후 그와의 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추정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와 가까운 시일 내 대화할 계획이 없으며 “다른 일을 하느라 너무 바빠서 그와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고 부연했다.
|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선거 운동 과정에서 머스크 CEO는 2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재정적, 정치적 후원자로 나서면서 그의 재선을 적극 도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를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해 연방 정부 구조 조정을 주도하도록 했다. 정무적 판단 없이 사안을 밀어붙이는 머스크 CEO의 업무 방식에 트럼프 행정부 내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를 두둔했고, 머스크 CEO는 지난달 말일 트럼프 행정부에서 물러나 기업인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 사이에 이상 기류가 포착된 건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명명한 감세안에 반대를 표하면서다. 감세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을 반영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가 감세안에 반대하고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지지한다면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안이 7월 4일 이전에 상원을 통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만약 (머스크 CEO가 민주당을 지지한다면) 그렇게 된다면 그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 정부, 스페이스X 대안 모색 나서
두 사람의 불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머스크 CEO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공개 비판을 하면서다. 머스크 CEO는 이후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지지를 표명하고 미성년자 성매매 수사를 받던 중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가 소유한 기업과 연방 정부의 계획 해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모든 것을 검토한다. 보조금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NASA와 미 국방부 등 정부기관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의 충돌을 계기로 블루 오리진, 로켓 랩, 스토크 스페이스 등 민간 우주기업들에 접촉해 스페이스X의 대안 모색에 나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머스크 업무 방식·약물 문제 등 영향
두 사람의 균열이 최근 들어 공개됐을 뿐 훨씬 이전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WP는 익명 관계자 17명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규칙을 깨라’는 머스크 CEO의 과감한 업무 방식이 백악관의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포함한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갈등을 빚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 일부 내각 구성원들과는 물리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머스크 CEO는 연방 공무원들에게 지난 한 주 동안 이룬 다섯 가지 성과를 설명하라고 지시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사전 안내를 받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당황했고, 해당 이메일이 일부 연방지방법원 판사들과 기밀 정보 담당자에게까지 전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악관 관계자들은 머스크 CEO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됐다. 이 일을 계기로 와일스 실장은 효율부와 다른 행정부 간 충돌에 불만을 표하는 등 머스크 CEO에 등을 돌렸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4월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 민주당이 지지하는 진보 성향 후보가 승리했다. 당시 공화당이 지지하는 보수 성향 후보 당선을 위해 머스크 CEO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헛수고였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백악관과 공화당은 머스크 CEO가 정치적 ‘위험 요소’에서 ‘부담’으로 전락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환멸을 느끼기는 머스크 CEO도 마찬가지였다. 머스크 CEO는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명하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바보”로 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