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의 기본관세 및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나스닥은 이틀간 1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 500)지수는 10.5%,다우평균 9.3% 폭락했다. 이로 인해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은 6조6000억달러(9646조원)이 사라졌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시장에 공포감을 극대화한 것은 미국과 중국간 격화하고 있는 무역갈등 조짐으로 인해서다. 미국이 중국에 54%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미국 수입품에 34%의 보복관세를 10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보복관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절대 후퇴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경기가 침체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R의 공포’가 확산됐다. 지난 4일 나스닥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고, 시장의 공포 수준을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하루 만에 50.93% 급등해 45.31을 기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상호 합의 기반의 관세 체계가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은 이날부터 호주, 영국, 브라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교역국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미 미국으로 운송 중이거나 선적된 화물에 대해서는 51일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며, 해당 화물은 오는 5월 27일까지 미국에 도착해야 관세를 면할 수 있다.
9일부터 적용되는 고율 상호관세는 11%에서 최대 50%에 이른다. 한국산 제품에는 25%, 유럽연합(EU) 제품에는 20%의 관세가 새로 적용되며,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20%에 추가로 34%포인트가 더해져 총 54%의 관세가 부과된다.
일각에서는 미·중 간 일정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34% 보복관세로 정면 대응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각종 구실로 중국을 포함한 모든 무역 파트너에 대해 관세를 남용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 질서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규탄하며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잘못된 플레이를 하고 있다. 내 정책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며 기존 방침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