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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에 배터리 뒷걸음질 속 SK온 보폭 확대

김응열 기자I 2025.03.23 15:05:26

SK온, 非중국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상승
현대차·폭스바겐 등에 배터리 판매 지속
美 공장 관세회피 효과…”수요 이어질 것”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전기차 캐즘 여파로 배터리업계가 주춤하는 가운데에도 국내 배터리 3사 중 SK온은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소폭 올린 데 이어 최근 닛산에 약 15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 안팎에선 SK온이 미국 현지에 구축한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관세 리스크를 줄이며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 중국 외 글로벌 배터리 시장 업체별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사진=SNE리서치)
23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1월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 시장 점유율 10.4%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7%에서 0.7%포인트 상승했다. 오름폭이 크진 않지만 국내 배터리3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점유율을 높였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22.5%에서 20.5%로 2%포인트 줄었고 삼성SDI도 11.1%에서 8.8%로 2.3%포인트 하락했다.

배터리 사용량으로만 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모두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기가와트시(GWh)에서 5.7GWh로, SK온은 2.1GWh에서 2.9GWh로 증가했다. 다만 SK온의 사용량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나며 점유율에서 희비가 다소 갈렸다.

SK온은 지난해 연간 점유율도 전년 대비 0.1%포인트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2.9%포인트, 2.1%포인트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 캐즘 여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SK온의 주요 고객사들이 판매하는 전기차가 호조를 보이며 배터리 사용량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온이 납품하는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와 EV6는 지난 1월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6%, 27.1% 증가했다. 폭스바겐의 신형 전기 SUV ID.4도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서 4979대가 팔리면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53% 뛰었다. SK온은 현대차와 폭스바겐 외에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포드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사진=SK온)
SK온 배터리는 올해도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올해 북미지역에서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오닉9을 출시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직접 “메타플랜트(HMGMA)에서 1분기 말 아이오닉 9 EV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노우호 메리츠 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미국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초기 출시효과는 SK온에 수혜”라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관세에 비교적 자유로운 점도 긍정적이다. SK온은 포드 등 고객사의 주력 차량 모델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데다 현재 미국 내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어 관세 회피 효과가 크다. 최근 SK온이 닛산과 15조원 이상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이같은 관세 회피가 꼽힌다. 닛산은 미국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 4종을 생산 예정이고 SK온은 이 차량에 쓰일 배터리를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존보다 성장 전망치가 낮아지는 것이고 중장기적 성장이 이어지리란 예측은 변함이 없다”며 “주요 고객사들의 판매 호조로 SK온도 수요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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