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2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억9천만달러)보다 16.3% 감소한 수치다. 수출 단가는 지난해 5월 톤(t)당 1429달러에서 올해 5월 1295달러로 9.4% 떨어졌다. 월별 수출 물량은 비교적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출 단가는 5월 들어 급락했다. 한국의 철강업체들이 마진을 줄여서라도 미국 관세 장벽을 넘고 수출 물량을 유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통상 철강 주문은 수개월 전 주문이 이뤄지는데, 이에 따라 5월부터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4일부터 한국산 철강 관세가 25%에서 50%로 상향되며 향후 수출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 내 한국산 철강이 경쟁력을 잃고 다른 공급처에 밀릴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히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을 인수를 승인한 것도 한국 철강업체들에게는 악재다. 앞서 일본제철은 자국 시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 US스틸 인수를 추진했다. 자사의 고급 판재 기술력과 US스틸의 현지 생산·유통망을 결합해 고율의 관세 장벽을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도 깔렸다.
한국 철강 업체 1·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상업 생산 개시는 오는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장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 일본산 철강이 가격과 공급망에서 한국산보다 미국 시장 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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