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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년연장을 포함한 계속고용 방안이 가속화하며 청년층 고용 상황 악화가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지만, 청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노인들이 계속 일을 해서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라는 물음에 73.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성은 79.1%가, 남성은 59.2%가 동의하지 않았다. 노인과 청년의 일자리가 다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노인은 사회에 부담이 된다’라는 물음에 52.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성별로 보면 답변은 달라졌다. 여성은 57%가 노인을 부양대상으로 보지 않았지만, 남성 58.5%는 노인을 부양대상으로 여겼다. 젊은 남성이 젊은 여성보다 노인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치 상황에선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꼈다.
‘노인들이 많아져 선거에서 청년층의 의견 반영이 어렵다’는 물음에 여성의 67.9%가, 남성의 72.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젠더 갈등은 젠지세대 여성이 남성보다 좀 더 심각하다고 봤다. 여성 중 ‘매우 심각(40.2%)+다소 심각(38.7%)’으로 느끼는 이들은 78.9%나 됐다. 반면 남성은 ‘매우 심각(25.4%)+다소 심각(36.1%)’ 등 61.5%만 심각하게 봤다. 남녀 차이가 17.4%포인트나 난다. 이같은 이유는 사회 내에서 여성이 차별받고 있으며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실제로 성폭력 피해자 중 20세 이하 여성이 21.6%(2021년), 강력범죄(흉악) 피해자 여성비율은 80.4%, 가정폭력여성 피해는 76.1%에 이른다. 성폭력 범죄자는 남성이 95.9%로 가해자 대부분이 남성이다. 여전히 여성이 약자인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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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금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성평등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은 청년 세대가 막상 사회로 나오면 (성평등적 요소가) 잘 갖춰진 일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기업 간 격차로 인해 성평등 직장 문화 등이 균등하게 발전하고 있지 못하다. 이로 인해 청년들이 차별과 불공정함을 경험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젠지세대에게 온라인은 온갖 갈등을 풀어내는 해우소이면서도 갈등의 온상지였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52.6%가 젠더 갈등 발생 원인으로 ‘미디어와 온라인에서의 성별 갈등 조장’을 들었다. 이들은 직장 선·후임 관계(36.9%)에서 세대 간 갈등을 가장 많이 경험했지만, 온라인에서 세대 간 갈등을 겪은 이들도 33.4%에 달했다.
SNS 등에 특화된 젠지세대는 온라인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냈지만, 이로 인해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됐다. 특히 이들은 언론이 겉으로는 갈등 해소를 외치면서 실제론 갈등을 조장하는 원흉으로 봤다. 응답자의 74.7%는 언론이 세대 간 갈등 위험을 과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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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재 대학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최여진씨(23)는 “사회가 나뉘면서 서로 이해하려는 태도가 부족해졌다”며 “인터넷과 SNS에서 자극적 발언이 퍼지고 상대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는 현상이 심각하다. 교육과 사회 전반에서 올바른 의사 표현과 언어 사용 교육이 강화돼야 하며 정부와 언론도 중립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 젠지 인식조사를 위한 설문 조사는 이데일리와 청년재단, 설문 업체인 오픈서베이가 5월 7일부터 14일까지 7일간 2000~2007년생 1519명을 대상으로 젠지(Gen Z) 세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에 대해 설문조사(80%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6%포인트)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