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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銀 외화유동성 떨어졌다…두 달간 LCR 최대 35%p↓

김나경 기자I 2025.04.06 18:20:17

작년 말부터 두달 새 외화유동성 지표 하락
LCR·가용외화여유자금 비율 일제히 떨어져
銀·당국 ‘외화유동성 관리’ 철저 관리모드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지난 12월말부터 올해 2월말까지 탄핵정국과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속 은행의 외화유동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의 외화유동성 지표는 두 달 사이 35%포인트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의 외화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지고 외화수신액이 줄어들 수 있어 당국에서는 외화유동성 철저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외화유동성 지표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2월 말까지 일제히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의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77.5%에서 142.1%로 35%포인트 급감했다. NH농협은행 LCR은 같은 기간 155.4%에서 140.8%로 약 15%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은 212.7%에서 210.3%로, 우리은행은 184.3%에서 178.3%로 각각 하락했다.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152.0%에서 165.9%로 상승했다.

외화LCR은 은행의 외화유동성 충격 대응능력을 보여준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과 같은 시스템 위기가 발생했을 때 30일간 예상하는 외화 순현금 유출액 대비 미국 국채 등 외화 고유동성 자산비율이다. LCR이 높을수록 고유동성 외화 자산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외화LCR 규제 비율은 80%로 5대 시중은행이 모두 규제 수준을 웃돌고 있지만 낙폭을 볼 때 안심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은행의 외화지급능력을 보여주는 가용 외화 여유자금비율 또한 줄줄이 내렸다. 가용 외화 여유자금 비율은 3개월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차입금 대비 상환에 상시 이용할 수 있는 외화 여유자금 비율이다. 국민은행의 외화 여유자금 비율이 125.8%에서 115.5%로 내려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은행의 외화유동성 지표가 나빠진 것은 원·달러 환율 급등한 만큼 고유동성 외화자산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다. 문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의 외화차입 등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질 수 있는 데다 환율 급락으로 외화예금 등 외화 수신잔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변동성이 커지면 은행이 고 유동성 자산을 빠르게 확보하는 데 애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에 금융당국은 외화유동성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은행도 자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양종희 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 관세와 정치변화 등에 따른 유동성 현황을 점검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위기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외환·자금시장 유동성 리스크 모니터링을 당부했다. 농협은행은 “외화LCR이 규제 기준을 웃돌고 있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외화 자산과 부채 규모를 스퀘어(자산과 부채가 동일) 수준으로 관리하거나 환헤지 계약을 체결해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다. 외화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비하며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은 단기부채비율의 관리 등을 통한 외화조달 구조의 적정화와 외화LCR 규제 등을 통한 자산부채의 불일치 해소 등 체계적 관리로 높은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하지만 보호무역주의 기조 때문에 글로벌 자금흐름이 축소 또는 역전되는 시나리오를 고려해 국내은행은 고 유동성 외화자산의 확보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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