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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 군부 정권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보병 수송 장갑차 116대와 돌격 차량 6대를 인도받았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아프리카 사헬 지역 국가들이 식민 지배국가였던 프랑스와 결별하고 무기 재고를 중국산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부르키나파소는 프랑스 및 미국과의 관계 악화 이후 안보 파트너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느끼면서 중국산 무기에 관심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가 부르키나파소에 무기를 인도했던 것은 2019~2020년 바스티온 장갑차 6대가 마지막이다. 미국은 2021년 엔진을 공급한 게 마지막이다.
프랑스는 식민 지배했던 사헬 지역 5개국(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차드, 모리타니)에서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을 격퇴하기 위해 2014년 8월부터 대테러 작전(바르카네’ 작전)을 펼쳤다. 이 작전은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2022년 종료됐다.
프랑스는 각국 정권의 요구에 따라 자국 군대를 철수시켰다. 부르키나파소는 프랑스군을 강제 추방했고, 말리와 니제르는 프랑스와 안보 관계를 단절했다. 니제르 군부는 대테러 작전에 관여했던 미국과의 군사 관계도 끊었다.
이후 러시아가 민간 용병그룹인 와그너그룹을 동원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무기 공급 속도가 현저히 둔화했다.
이는 중국에 기회로 작용했다. 중국 최대 무기 제조업체인 중국북방공업그룹(Norinco·노린코)은 나이지리아와 세네갈에 무기 판매 사무소를 두고 서아프리카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노린코는 올해 1월에도 부르키나파소에 장갑차를 대량 인도했다.
중국이 개혁이나 인권 약속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 중국이 러시아와 협력 관계라는 점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그 결과 현재 서아프리카에서 중국의 무기 시장 점유율은 러시아를 상회한다.
조지워싱턴대학교 엘리엇 국제관계대학원의 중국-아프리카 전문가인 데이비드 신 교수는 “프랑스가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등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로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며 “중국은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합리적인 품질과 낮은 가격에 제공하며,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요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방위 생산능력 강화를 추진하는 나이지리아에서도 기술 이전과 산업 투자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허드슨 연구소의 리셀로트 오드가르드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경제적 영향력(일대일로)과 무기 수출을 결합해 아프리카에서 군사적 입지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중국은 현재 반란군과 쿠데타에 맞선 정부를 떠받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은 아프리카에서 리튬, 석유 등과 같은 중요 자원을 확보하려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중국 기업들은 니제르의 석유뿐 아니라 우라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 대신 전투기도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