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간사이 지방 중심 도시인 오사카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인공섬 ‘유메시마’(夢洲)에 세계 최대 규모인 100만㎡ 규모 마이스(MICE) 복합단지를 개발한다. 지난 4월 말 착공한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의 복합리조트(IR) 포함 투입 예산만 총 22조원(2조 3000억엔)에 달한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개최 비용의 10배가 넘는 역대급 규모다.
카지노가 포함된 대형 복합리조트 추가 건립에도 나선다. 2018년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합법화한 일본 정부가 추가 복합리조트 건립에 나서는 건 지난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최대 2곳까지 추가 건립 예정인 가능한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에는 1곳당 약 10조원씩 최소 20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
26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오사카부(府)와 시(市)는 최근 유메시마 인공섬 2단계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이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1단계 개발 구역 인접 50만㎡ 부지를 개발하는 계획으로 10월 중순까지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행사장이 개발 대상지다. 전체 390만㎡ 인공섬에서 1/3 크기의 중심부를 3단계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며, 1·2단계는 100만㎡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1/8과 맞먹는다.
민간 투자 방식으로 진행하는 2단계 개발에 드는 비용은 최대 10조원. 연내 투자와 개발을 맡을 사업자를 선정한 뒤 1단계 사업인 복합리조트와 함께 2030년 하반기 ‘원샷’ 개장하는 일정이다. 오사카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유메시마 개발 계획은 엑스포 시설 사후 활용을 포함해 2019년 수립해 놓은 기본구상이 근간”이라며 “바다로 둘러싸인 유메시마 인공섬의 입지 조건을 활용해 도심과 가까운 곳에 세계적인 관광 거점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오사카부와 시가 확정한 2단계 개발 계획에 따르면 전체 4개 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레크레이션’ 존은 슈퍼 앵커와 교류 존에 자동차 서킷과 워터파크, 특급호텔, 아레나, 극장이 들어선다. 엑스포 시설인 ‘헬스케어 파빌리온 대체 활용’ 부지엔 첨단 의료·바이오 연구시설과 전시·체험관을 건립한다. 모두 1단계 복합리조트를 비롯해 IR 협력존에 건립하는 마이스 전문시설과 연계가 가능한 배후 시설들이다.
|
도쿄 그늘에 가렸던 ‘오사카’ 약진에 대비해야
2022년 오사카 유메시마에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 복합리조트 건립 승인 이후 잠정 중단됐던 카지노 복합리조트도 최대 2개를 추가 건립한다. 지난해 12월 국회로부터 카지노 규제위원회 신임 위원 임명을 승인받은 일본 정부는 최근 심의위원 인선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카지노를 합법화하면서 신설된 카지노 규제위원회는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건립하고 운영할 사업자 선정 입찰과 심사를 총괄하는 기구다.
|
일본 정부가 복합리조트 추가 건립 등 대규모 관광·마이스 인프라 개발에 나서는 건 경제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컨설팅 회사 데이터 브릿지 마케팅 리서치는 “생산·제조 기반 수출산업으로 세계 2대 경제 대국까지 올라섰던 일본이 둔화한 경제성장의 반등을 위해 카지노 등 신(新) 서비스 분야로 산업 구조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한국 관광·마이스 시장에 장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내부 인프라 증가로 일본 내 한국행 수요는 줄고 동시에 일본의 유치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포상관광, 국제회의 수요를 독식할 수 있어서다.
김기헌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목표 시장이기도 하지만 각종 행사와 단체 유치전에서 번번이 맞붙는 경쟁 상대”라며 “중국의 물량 공세와 태국 등 동남아의 거센 추격에 더해 인프라 우위를 앞세운 일본까지 상대해야 하는 버거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그동안 도쿄 그늘에 가려 만년 이인자에 머물던 오사카의 엑스포 이후 약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