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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 앞…피해자 애태우는 MBK의 침묵[기자수첩]

박순엽 기자I 2025.04.20 17:57:35

금융당국, 검찰로 사건 통보…檢수사 본격화
투자 피해자들, 김병주 MBK 회장 집앞 시위까지
김 회장 '빈깡통' 사재출연에 침묵 모드 이어가
사모펀드 신뢰 추락…檢, 실체적 진실 규명해야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른바 ‘홈플러스 사태’를 두고 홈플러스와 그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사재를 일부 출연하기도 했으나 그 방식과 규모는 여전히 논란이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청진공원에 홈플러스 기업회생 관련해 MBK의 책임을 촉구하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의 천막농성장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 사건의 핵심의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알고도 수백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전단채)를 발행,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손실을 투자자들에게 전가시키고 갑자기 기업회생 신청을 해 전단채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전단채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간절한 마음에 김 회장의 자택 앞까지 찾아가 시위에 나섰으나 김 회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김 회장이 사재출연의 뜻을 밝혔지만 실제 출연 규모를 비밀로 하고 있고 일부는 지급보증을 서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전단채 투자 피해자에게 돌아간 보상액은 한푼도 없다.

김 회장의 침묵은 전략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는 6월 중순 홈플러스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전단채를 포함한 무담보 금융채권은 공익채권, 상거래채권보다 뒷순위로 변제된다. 전단채 투자자들이 우선 변제받을 가능성은 매우 줄어든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계산 아래 김 회장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회장은 더는 침묵으로 시간을 벌어선 안 된다. 단기적으로 책임을 피하려는 움직임은 오히려 MBK파트너스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사모펀드 업계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뿐이다. 피해자들이 분노하는 건 누군가 이 구조를 설계하고도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제 검찰의 시간이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명명백백히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기술자들에 의해 자본시장 생태계가 무너지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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