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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센' 후속 상법, 기업 생태계 직격탄…보완 입법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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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5.07.24 06:00:00

상법개정에 따른 기업 영향 및 개선방안 조사
상장사 77% ''부정적 영향'' 우려…경영권 위협
"법해석 가이드 마련 등 보완책 선마련 필요"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더 강력한’ 후속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산업계의 성장 생태계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1차 상법 개정 이후 기업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보완 입법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춘석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300개 상장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상장기업 76.7%는 “2차 상법 개정안이 자산 2조원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기업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응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1명→2명) 등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테면 집중투표제는 1주를 갖고 있는 주주가 이사 3명을 뽑을 때 3표를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그런 만큼 소액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집중투표제로 선출된 이사가 특정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지나치게 대변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 이 때문에 주요국들은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지 않고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다.

대한상의는 “후속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가는 성장 메커니즘에 심각한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자산 규모가 커지면 상법상 규제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301개사다. 반면 중견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회귀한 기업은 574개사로, 273개 더 많았다.

상장기업 74.0%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를 동시 추진하는 경우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38.6%는 “경영권 위협 우려는 낮지만 가능성 자체는 존재한다”고 했고, 28.7%는 “주주 구성상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실제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한 기업도 6.7%에 달했다.

또 상장기업 39.8%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의 경우 외부세력 추천 인사가 감사위원회를 주도해 이사회 견제가 심화될 것을 가장 우려한다고 답했다. △감사위원 후보 확보·검증 부담 증가(37.9%) △감사위원 이사 겸직으로 이사회 내 의사결정 방해·지연(16.5%) △경쟁기업 추천 감사위원의 기업기밀 유출 가능성 확대(5.8%)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산업계 현장에서는 1차 상법 개정의 보완책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상장사 38.7%는 최우선 보완책으로 정부의 법해석 가이드 마련을 꼽았다. 27.0%는 배임죄 개선·경영판단 원칙 명문화를 거론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 확대되면서 주주에 대해 배임죄가 성립하는지, 기존 판례로 인정되던 경영판단 원칙이 여전히 유효한지 등에 대해 기업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향후 주주에 의한 고소·고발 증가가 예상된다”며 “그런 만큼 불확실성 해소 위해 배임죄 개선 등 입법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상장기업 44.3%는 현행 배임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모호한 구성 요건’을 꼽았다. 실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손해 위험이 있는 경우까지 처벌하거나 인수합병(M&A)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임의 목적 없이 위험을 감수한 경우까지 배임죄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가중처벌(20.7%) △쉬운 고소·고발 절차(18.3%) △40년 전 처벌 기준(12.0%) △경쟁기업 기밀 입수를 위한 수단으로 배임죄 고소 악용(4.7%)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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