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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3조 13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러닝화 시장 규모만 1조원 수준으로,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한다.
러닝 인기의 원동력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열풍이 자리 잡으면서 러닝은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됐다. 특히 러닝 크루가 러닝 열풍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서로 러닝 기록을 공유하고 응원한다. 학교, 지역, 직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기존 동호회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러닝 크루’를 검색하면 관련 해시태그 게시물만 누적 60만건에 달한다.
패션·스포츠 브랜드 업계는 러닝화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푸마는 지난달 대표 러닝화 제품군 ‘나이트로’의 신제품 ‘포에버런 나이트로 2(포에버런 2)’를 선보였다. 신발에 질소를 주입해 안정성을 높인 ‘나이트로 폼’ 기술과 착지시 불균형을 교정해주는 ‘런가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영원아웃도어의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도 최근 트레일러닝화 ‘벡티브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4mm 높은 초경량 드림 미드솔(중창)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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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화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애슬레저 등 ‘러닝코어’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러닝과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스타일인 놈코어의 합성어다. 러닝을 하지 않는 일상에서도 고가의 러닝복과 러닝화를 어울리도록 착용하는 것을 뜻한다. 에슬레저룩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K애슬레저 투톱인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러닝 시장의 전망은 밝다. 과거 MZ세대에 불었던 골프와 테니스 열풍이 러닝으로 옮겨가기 시작하면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보복 소비를 주도했던 젊은층의 소비력이 예전 같지 않다. 이 때문에 비교적 투자가 덜 필요한 운동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특별한 장비나 기술이 없어도 곧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특히 고물가 등 경기 침체가 가속하면서 러닝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러닝 인구가 급증하면서 가성비부터 기능성까지 그 수요가 다양화하고 있다”며 “프로 선수들이 신는 고기능성 러닝화는 20만~3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품절로 상품을 구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 스포츠보다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초기 비용이 적은 만큼 골프 테니스보다 트렌드가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