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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스골프는 앞서 올해를 리브랜딩 원년으로 선언하고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력을 전면 재정비했다. 핵심 키워드는 ‘RE:CLASSIC’(리클래식)이다. 기존 전통적인 브리티시 감성을 유지하되 디자인과 기능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이다. 강 디렉터는 “단순히 로고나 스타일을 바꾸는 데 그친 게 아니라,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되살리고 다시 정돈하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손을 본 것은 브랜드를 대중에게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그간 트렌드에 따라 바뀌어왔던 로고를 정리하고 ‘잉글리쉬 포인터’로 일원화했다. 강 디렉터는 “통일된 상징을 통해 고객이 한눈에 헤지스를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며 “기능과 품격이 어우러지는 골프웨어라는 정체성을 시각적으로도 명확히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헤지스골프는 기능성과 감성을 각기 다른 무드로 표현한 두 가지 라인을 중심으로 리브랜딩을 구체화하고 있다. 헤리티지 라인은 모 브랜드의 클래식 감성을 기능성 제품으로 녹여낸 라인이다. 체크와 케이블 패턴 같은 전통 모티브를 에어홀, 나일론 소재 등으로 풀어냈다. 반면 어드밴스 라인은 실전 라운드에 최적화된 퍼포먼스 제품군이다. H 이니셜을 활용한 시그니처 패턴, 통기성 강화를 위한 벤틸레이션(통풍) 타공, 움직임을 고려한 무패턴 암홀 설계 등을 적용했다.
강 디렉터는 “퍼포먼스 브랜드들이 겉으로 기능을 드러내는 방식이라면 헤지스골프는 그 기능을 옷 안에 녹여내는 방식”이라며 ‘소프트 퍼포먼스’ 개념을 강조했다. 가령 바지 뒷주머니의 스티치 설계는 라운딩 중 주머니감이 겉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해주며, 암홀이나 소매라인은 스윙 시 옷이 들뜨지 않도록 패턴화되어 있다. “겉보기엔 단정하지만, 입고 움직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옷”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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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지역별로 기능성과 감각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는 냉감·흡습·통기 기능이 강화된 소재를 사용하고, 중국에는 타공이나 웰딩 등 퍼포먼스 디테일이 육안으로 드러나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수요에 맞춰 전략을 달리했다. 강 디렉터는 “지역별 기후와 소비 성향에 맞춰 제품을 세분화하고 있다”며 “기능성과 감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세련된 제품 덕에 베트남, 중국, 대만에서 고위층과 교육자층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강 디렉터는 “골프웨어는 패션과 스포츠, 두 영역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라고 했다. 트렌드를 무작정 따르기보다는 스윙과 보행, 앉고 일어나는 동작까지 고려해 움직임에 최적화된 핏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유행하는 루즈핏 패션도 단순 반영이 아닌 “움직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절묘하게 조정할 수 있는 섬세함과 감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품 개발에는 프로 선수들의 피드백이 큰 역할을 한다. 유효주 프로가 착용 후 “핏과 디테일 모두 실전에서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린 어드벤스 라인이 그 대표 사례다. 강 디렉터는 “단순히 멋있는 옷이 아니라,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옷이 진짜 골프웨어”라며 “이런 감동들이 커서 이 일을 계속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그리고 있는 헤지스골프의 미래는 분명했다. 강 디렉터는 “헤지스골프를 단순한 스포츠 브랜드가 아닌, 품격 있는 골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이어 “골프웨어는 필드에서 그 사람의 태도를 보여주는 수단”이라며 “헤지스를 입는다는 것만으로도 세련된 신뢰감이 느껴지는, 그런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