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은 영국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931명의 미국인이 영국 시민권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약 12% 증가한 수치로, 2004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
정치적 요인 외에도 세금이나 의료 시스템을 향한 불만도 미국인들이 자국을 떠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회계법인 뱀브리지 어카운트(Bambridge Accountants)에 따르면 과거 2020년 상반기에만 5800명 이상의 미국인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2019년 전체 포기자 수의 3배 수준이다.
당시 코로나 팬데믹 대응 관련 불만과 세금 문제가 시민권 포기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뱀브리지 어카운트는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최근 이민 정책을 강화하며 시민권·영주권 취득 문턱을 높이는 추세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12일 숙련 노동자 비자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민 제한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거주 기간을 기존의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이탈리아는 최근 시민권 신청 자격을 부모·조부모 세대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CNN은 “많은 미국인이 영국을 비롯해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실현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