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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흉기난동 벌인 청주 고교생…무너진 학교 안전망[사사건건]

김형환 기자I 2025.05.03 08:00:00

상담 중 난동…흉기 휘둘러 6명 부상
불안한 학부모들 “학교 안전망 구축해야”
가방엔 흉기 3개…소지품 규제 지침 미비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지난달 28일 충격적인 이야기가 또 다시 학교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장 등에게 흉기를 휘둘러 6명을 다치게 했다는 소식이였는데요. 해당 고등학생은 결국 지난 30일 구속됐습니다.

지난달 28일 학생 흉기 난동이 발생한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경찰 등이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건은 지난 28일 오전에 발생했습니다. 특수교육 대상자이던 학생 A군은 오전 8시 33분쯤 특수학급으로 등교했습니다. A군은 상담교사와 상담 중 목을 조르는 등 난동을 부렸습니다. 달려온 교직원들과 복도에서 대치 중이던 A군은 결국 흉기를 꺼내 휘둘렀습니다. 이로 인해 교장·교직원 등 3명이 가슴·복부 등에 중상을 입었고 사건 현장을 지나가던 행인 등 3명은 경상을 입었습니다. A군은 인근 공원 저수지로 달아나 몸을 던졌으나 소방 당국에 의해 구출됐습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학교 생활이 너무힘들어 아무나 해코지하려고 흉기를 준비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군은 평소 이성문제와 교우관계, 학업 문제 등 학교생활 전반에 풀만을 품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평소 자신이 믿고 있던 상담교사와 상담을 하던 중 분노가 폭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결국 A군은 지난 30일 구속됐습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맡았던 청주지법 김경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범행을 계획한 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묻지마’ 범행을 한 점을 고려했을 때 소년임에도 부득이하게 구속해야 할 사유가 있다”며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학생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명재완(48)이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이던 초1 김하늘양을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에 이어 이같은 사건이 또 다시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학부모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학교를 재점검하고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군의 경우 범행 당일 사용한 흉기 외 3개를 더 가방에 챙겨왔는데 이 사실을 학교에서는 쉽게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소지품 검사의 경우 학생들 안전 위협하거나 학내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되는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 할 수 있다”며 “학생이 거부할 경우 교장 또는 교감 입회 하에 검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등교와 동시에 범행이 벌어져 소지품 검사가 불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교내에서 흔히 사용되는 커터칼이나 가위와 같은 위험한 물건에 대한 규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SPO는 올해 1127명인데 1인당 10.7개교를 담당하는 수준입니다. 이들은 여러 학교를 순회 근무하면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담당해야 할 학교가 많고 학교폭력 등에 대한 예방교육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 SPO의 업무 부담은 상당히 큰 상황입니다. 지난 2월 명재완 사건 이후 학교당 1명 이상의 SPO를 배치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지난 2월 명재완 사건부터 이번 청주 고교생 흉기난동까지 교내 안전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매번 사건이 날 때마다 많은 대책이 발표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잊혀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학교를 가장 믿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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