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일평균 美 철강재 수출, 전년비 21%↓
30일 한국무역통계정보포털(TRASS)에 따르면 지난 3월 1~20일 미국으로 수출된 국내 철강재 규모는 8만1852톤(t)으로 집계됐다. 영업일(14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6296t이 수출된 것으로, 이는 지난해 3월(8006t) 대비 약 21% 감소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는 이달 12일부터 공식 발효됐다. 기존에 무관세 수출쿼터제가 적용됐던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25% 관세를 부담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한국산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관세 부과 영향으로 미국 수출 시장이 축소 또는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전체 수출의 80~90% 달할 정도로 미국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용 강관 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유정용 강관(OCTG)의 경우 이달 1~20일 미국으로 수출된 물량이 3만9980t으로 추정된다. 일평균 수출량은 3075t으로 전년(4359t) 대비 30%가량 줄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어 전방 수요 감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미시간대의 3월 소비심리지수 확정치는 57.0으로, 이는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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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철강업체는 전기로(EAF) 방식의 철강 생산 비중이 70%에 달한다. 현재 미국 동부 지역 철스크랩 가격은 톤당 약 370달러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말 대비 23% 이상 오른 수준이다.
문제는 미국이 세계 최대 철스크랩 수출국이라는 점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은 1820만t의 철스크랩을 수출했으며 이는 전 세계 철스크랩 교역량의 약 15~20%를 차지한다. 만약 미국 내 철스크랩 소비 증가로 인해 수출 물량이 줄어든다면 글로벌 철스크랩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는 내달 2일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가장 먼저 관세 25%가 부과됐던 철강업계는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자동차용이나 에너지용 강관 등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어 경쟁국 대비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미국 철강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수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