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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는 성 베드로 성전에 안치돼 있던 교황의 관이 광장에 마련한 야외 제단으로 운구되면서 시작했다. 교황의 관이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신도들을 박수로 교황의 마지막 만남을 기렸다.
미사는 입당송(入堂頌)인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에 이어 기도와 성경 강독, 그리고 강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성찬 전례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의식까지 2시간 10분 가량 이어졌다.
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교황은 바오로 사도가 전한 예수님의 말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를 마음에 새기고 그렇게 하셨다”며 “어려움을 겪는 이에게 두드러진 관심을 기울이셨고, 넘치도록 당신을 내주셨다. 특히 우리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 소외된 이들에게 그렇게 하셨다”고 교황을 기렸다.
또한 레 추기경은 “난민과 추방된 이들, 가난한 이들을 위한 활동을 강조하는 그분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며 교황이 난민 문제를 겪고 있는 람페두사를 첫 방문지로 선택한 일, 그리고 2021년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를 방문해 이슬람 국가(ISIS)로부터 고통받던 이라크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진 일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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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추기경은 “교황님은 연설이나 모임을 마치면서 ‘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말씀하고는 하셨다”며 “이제는 당신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청한다. 천상에서 교회와 로마와 온 세계에 강복해 주시기를 빈다”는 기도로 강론을 끝맺었다.
이날 미사에는 국가원수 약 50명과 군주 약 10명을 포함한 130여 개국 대표단이 함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도 바티칸을 찾아 교황을 애도했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와 안재홍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이 사절단원으로 동행했다.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홍보국장인 임민균 신부 등은 한국 천주교 조문단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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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은 로마 테르미니역 인근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치된다. 그동안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에 안장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언을 통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어달라고 전했다. 교황청은 장례 미사 다음날인 27일부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무덤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장례 미사가 모두 끝난 뒤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의 애도기간을 갖는다. 매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5월 4일까지 매일 추모 기도회가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추기경들의 비밀 투표 ‘콘클라베’는 오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전체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