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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구 평균온도, `기후변화 마지노선` 1.5도 넘었다

이영민 기자I 2025.03.19 09:28:13

WMO 전 지구 기후 현황 최종 보고서 공개
산업화 이전 평균온도 대비 첫 1.5도 초과
80만년 만에 대기 이산화탄소 최고 수치
"국가기후계획을 통해 전 세계가 노력해야"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지난해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처음으로 1.5도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협약에서 협의한 첫 번째 기준점을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전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해수면 상승과 해양 온난화 같은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에서 한 시민이 옷으로 햇빛을 가린 채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은 19일 세계기상기구(WMO)가 공개한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 최종본을 공개하면서 지난해 전 지구 평균온도가 1.5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1.55도(±0.13도) 상승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설정한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이 뚫린 셈이다.

1.5도는 기후 재앙을 막고자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에서 지정한 목표이다. 당시에 195개 당사국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하기로 협의했다. 지난해 국립기상과학원이 발표한 ‘기후변화 영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수준일 때 방재·산림·생태·건강 부분의 지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2도 오를 경우 호우 총량과 평균치는 14.2%와 19.4%로 각각 증가하고, 불쾌지수는 매우 높음(80.9) 단계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날 WMO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가 지난 80만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2023년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420.0±0.1ppm으로, 산업화 이전인 1970년보다 151% 높았다.

아울러 전 지구의 평균 지표면 온도도 지난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 지구 평균 지표면 온도는 2015년부터 204년까지 최근 10년간 가장 따뜻했다. WMO는 지난해 초 정점을 찍은 엘리뇨의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6~12월까지 월 평균 기온이 2023년 이전의 모든 월 평균 기온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동안 바다도 빠르게 달궈졌다. 지난해 해양 열 함량은 65년간 관측된 기록 중 가장 높았다. 저탄소 배출시나리오 기후전망에서도 해양 온난화는 남은 21세기 기간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전 지구 평균 해수면 고도는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93년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북극 해빙의 면적은 과거 18년 기록 중 가장 좁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WMO는 “지난 20년 동안 해양 온난화 속도는 1960~2005년 대비 2배 이상”이라며 “해양 산성화가 서식지,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명백하게 관측됐고, 21세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 “2024년 극한 기상 현상 때문에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새로운 이주가 발생했고 주거, 주요 기반 시설, 산림, 농지, 생물다양성이 파괴됐다”며 “지난해 중반까지 가뭄과 높은 현지 식량 가격 등으로 인해 18개국의 식량 위기가 악화했고 열대성 저기압과 허리케인에 의한 큰 피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토니오 쿠테흐스 UN사무총장은 “장기 지구 온도 수준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은 아직 가능하며 올해 예정된 국가 기후 계획을 통해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극한 날씨와 기후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WMO와 국제사회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과 기후서비스를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WMO는 1993년부터 매년 국가 기상·수문 서비스 기관(NMHS)과 UN 파트너 기관 등 전문가 네트워크 자료를 기반으로 주요 기후 지표를 분석하고 그 영향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빙하의 날(3월 21일)과 물의 날(3월 22일), 세계 기상의 날(3월 23일)을 앞두고 발표됐다.

1850년부터 2024년까지 전 지구 평균 온도 그래프(사진=W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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