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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영국 PA통신이 독일에 본사를 둔 호텔 검색 플랫폼 트리바고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캐나다와 멕시코,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호텔 예약이 두자릿수 비율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25%의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특히 캐나다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는 게 낫다’는 식의 발언을 반복하면서 애국주의 소비가 들끓고, 미국에 대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이어 트리바고에서 독일발 미국행 예약도 한자릿수 비율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은 유럽연합(EU) 최대 경제국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50% 관세 부과를 경고하며 위협했다가 오는 7월 9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해 일시적으로 긴장이 완화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180개국 이상에 관세를 부과했다가 최대 90일까지 유예한 상태지만, 이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관광업계 타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2조6000억 달러 규모 관광산업 관계자들은 이 같은 추세에 ‘트럼프 슬럼프(Trump Slump)’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가여행관광청(NTTO)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미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6% 감소했다.
트리바고는 자사 예약 데이터 기준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여행 예산을 줄이고 있으며, 저가 호텔과 낮은 등급의 숙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고물가와 관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여행 소비심리에 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충격에 따른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확실성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하네스 토마스 트리바고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은 경제 불확실성에 매우 민감한 시장”이라며 “주식 시장과의 연동도 크고 가계 부채도 많기 때문에 경제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경우 미국 여행 예약 수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7~9월 성수기 국내 여행 수요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스 CEO는 “불확실한 시기엔 사람들은 집 근처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내 인기 여행지로는 런던이 1위를 차지했으며, 에든버러와 요크, 블랙풀, 맨체스터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