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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남 한복판에 버려진 강아지 19마리..'애니멀 호더' 소행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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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지 기자I 2025.05.21 08:33:16

지난달 강남 일대서 총 19마리 발견
모두 더럽고, 관리 안 된 채 유기돼
동일범 가능성…서울시 민사단 내사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염정인 수습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사흘간 강아지 19마리가 유기된 채 발견됐다. 이 강아지들은 대부분 비슷한 품종이었는데 모두 더럽고 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버려졌다는 점에서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 사육할 능력이 없는데도 지나치게 많은 동물을 키워 학대하는 사람)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구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서울시 소속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강아지를 유기한 1명을 의심해 쫓고 있다.

유기견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 지난달 강남구 일대에서 발견된 강아지의 사진과 소개글이 적혀 있다. (사진=‘포인핸드’ 갈무리)
특사경으로 구성된 전담수사 조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단)은 강남구 일대에서 강아지들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A씨를 상대로 내사(입건 전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달 15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은 민사단은 현재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의 소행일 것으로 의심하고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이날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5~7일 사이 말티즈와 포메라니안, 믹스견 등 총 19마리가 강남구 대치동과 역삼동 곳곳에서 수 회에 걸쳐 발견됐다. 강아지들은 주로 인근 주민이나 지나가던 시민이 발견해 소방당국과 구청 등에 신고해 구조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기견들이 발견된 장소는 주로 길가나 골목길, 건물 지하주차장 등이었다. 이 가운데 5마리는 대치동의 한 빌라 지하주차장에서 며칠에 걸쳐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빌라 세입자는 “우리 건물에서 강아지가 발견된 사실이 맞다고 집 주인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빌라 안에서는 동물을 키울 수 없다고 한다.

또 다른 강아지 1마리는 강남구 소재 한 아파트의 집 안에서 발견됐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당시 ‘사람 사는 집이 아니라 꼭 개집같다. 유기견들이 배설물이 가득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유기견 1마리를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확인한 구청 측에 따르면 당시 집 내부는 강아지 배설물이 그대로 바닥에 널려 있는 상태였다.

발견된 강아지 19마리는 구조 당시 모두 관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눈과 입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털이 길었으며 빗질이 어려울 정도로 꼬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강아지들을 구조해 입양을 도운 플랫폼인 민간업체 포인핸드는 당시 보고서에 특이사항으로 ‘몸 전체가 심하게 더럽고 털 엉킴’이라거나 ‘누더기 같은 모습’이었다고 적었다. 강아지 중 수컷들은 중성화 수술도 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흘간 강남구 일대 반경 약 2.5㎞ 내에서 비슷한 모습을 한 강아지들이 다수 발견되며 동일범 소행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애니멀 호더가 벌인 범행이 아니냐는 것이다. 사단법인 동물구조119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19마리나 같은 지역에서 유기됐다는 건 절대 흔하지 않다”며 “품종도 유사하기 때문에 애니멀호더가 일시에 내다 버린 게 아닐 지 의심된다”고 봤다.

인근 주민들도 유기견이 다수 발견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 동네 생활 커뮤니티에서 유기견 소식을 접했다는 대치동 주민 박지희(49)씨는 “유기견이 많이 나오는 지역이 아닌데 이례적인 일인 것 같다”며 “지하주차장이 있는 빌라도 몇 개 없는데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구청 측도 이 사건을 애니멀호더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수사 의뢰했다는 설명이다. 구청 관계자는 “사건 발생 시간이 주말 사이라 공무원들이 일하는 날을 피했고 주로 동종을 유기해 동일범 소행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민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피혐의자 1명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면서 “피혐의자가 부인하고 있어서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기견 19마리 중 17마리는 플랫폼 등을 통해 모두 입양되거나 기증됐다. 나머지 2마리도 안락사 위험이 없는 보호 기관에서 입양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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