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1986년 출시된 농심(004370) 신라면은 국내 라면 제품 중 최초로 매운맛을 구현, 매운 라면 시장의 포문을 연 제품이다. 신라면 출시 이전 국내 라면시장은 순하고 구수한 국물의 제품 위주였다. 농심은 맵고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착안해 얼큰한 소고기장국을 모티브로,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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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은 기존 라면에 비해 면 식감도 더 나아졌다. 애초에 ‘안성탕면보다 굵고 너구리보다는 가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것이 농심 연구진의 목표였고, 이를 위해 농심은 200개가 넘는 면발을 개발하고 테스트한 끝에 신라면에 적합한 면발을 완성해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신라면은 출시되자마자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초기 소비자들은 ‘얼큰한 국물맛도 좋고 면도 타제품에 비해 좋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3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을 뿐만 아니라 이듬해인 1987년에는 무려 180억원을 상회하면서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뛰어 올랐다. 이어 1991년 국내 라면시장 1위에 올라 현재까지 그 위상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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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지난해 출시한 ‘신라면 툼바’가 새로운 신라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라면 툼바’는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 등을 넣어 만드는 인기 모디슈머 레시피 ‘신라면 투움바’를 구현한 제품이다. 신라면 투움바 레시피는 2016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이후, 특유의 매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자발적인 확산이 이어지며 대표 모디슈머 레시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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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라면 툼바로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K라면 열풍을 주도한다는 각오다. 우선 지난해 11월 미국 현지에서 신라면 툼바의 생산을 시작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아시안 마켓을 중심으로 반응을 확인한 농심은 미국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Walmart)와의 협업을 통해 오는 6월부터 제품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북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각 용기면 형태의 신라면 툼바도 출시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제품군 확대에 나선다. 중국에서도 법인과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유통 확대가 계획돼 있으며, 지난 3월 설립된 농심 유럽 판매법인은 신라면 툼바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는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신라면 툼바는 호주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Woolworths)와 일본 편의점 업계 1위 세븐일레븐(7-Eleven)에 입점해 양국 전역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울워스는 호주 전역 11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븐일레븐은 일본 내 2만1000여 개 점포를 보유한 초대형 유통사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소비자들은 한국 히트제품에 대해 현지 출시전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크림과 치즈를 활용한 음식에 친숙하고, 매운 맛을 선호하는 국가 중심으로 적극적인 신라면 툼바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