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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21일 ‘2024년 지급결제 보고서’ 설명회에서 “미래에는 (지급·결제와 관련된) 플랫폼이 많이 생길 것”이라며 “스테이블 코인을 포함해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기 위한 틀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프로젝트 한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한강은 한은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 등 7개 은행과 함께 이달 초부터 오는 6월 말까지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의 이름이다.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한은이 발행한 CBDC에 기초해 각 은행에서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편의점과 온라인쇼핑, 서점 등에서 사용하는 것을 시험 중이다.
온라인에서는 현대홈쇼핑, 땡겨요, 서울청년문화패스, 모드하우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고 오프라인의 경우 세븐일레븐, 하나로마트, 교보문고, 이디야, 신라대학교 등에서 현금처럼 결제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4월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한강 프로젝트에 참여해 개설된 전자지갑은 총 5만1766개이며, 전날(20일)까지 누적 거래는 2만9591건이다. 사용처에서 결제된 건수는 1만2053건으로 추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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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인 한은이 디지털 화폐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사회 전 분야에 확산하고 있는 디지털화 흐름에서 지급·결제 역시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폐와 동전 등 화폐의 사용은 줄고 온라인·모바일을 이용한 디지털 거래는 확산 추세다. 유럽과 중국 등의 중앙은행에서도 자체 CBDC를 개발 중이다.
한은은 또 지난해 4월부터 국제결제은행(BIS), 미국, 영국, 일본 등 7개국 중앙은행과 국가 간 결제 방식에 CBDC를 활용하는 ‘아고라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국내 금융기관에서는 6개(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 은행이 선정됐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해외 송금 등과 같은 국가 간 지급·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비효율을 극복하자는 목적을 갖고 있다. 현행 국가 간 지급·결제는 △상이한 법률 및 규제 △기술 준수요건 △운영시간 및 표준 시간대 차이 등 문제가 중첩돼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고라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해외 송금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부총재보는 실물 화폐가 사리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며 “화폐 시스템은 신뢰를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의 실물 화폐를 발행하지 않는다는 생각보단 더 잘 유통시키고 잘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