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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 투표장이 열리자 시민들은 관외와 관내로 나눠 신분증을 보여준 뒤 투표지를 받아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손에 투표 지장을 찍고 인증샷을 찍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화곡1동 주민센터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던 황원주(29)씨는 “본 투표 때도 일을 해야 해서 출근 전 시간을 내서 이렇게 투표장에 왔다”며 “이번 투표를 통해 사람들이 많은 걸 느끼고 심판해 대한민국에 큰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의 바람은 다양했다. 혼란스러운 정국 수습부터 경제 회복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영업자 김은주(53)씨는 “지금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장사하는 사람들은 너무 힘들다. 경기 안정을 바란다”고 울상을 지었다. 대학생 금다정(19)씨는 “대구에서 상경한 청년 입장에서 주거비가 부담스러운데 주거 정책에 힘쓰는 후보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손녀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김모(75)씨는 “한 쪽은 갑자기 계엄을 하고 한 쪽은 줄탄핵을 하고 정치가 꼴보기 싫다”며 “대선 이후에는 좀 안 싸우고 잘 사는 방법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간이 점차 흐를수록 출근 복장을 한 시민들이 늘어났다. 평소보다 이른 기상에 피곤한 표정으로 눈을 비비던 시민들은 투표지를 받아들자 결연한 표정으로 기표소에 향했다. 투표를 마친 이들은 출근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바삐 직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첫 번째 순서로 투표한 40대 이혜영씨는 “원래 늦잠을 자는 스타일인데 오전 5시에 눈이 번쩍 떠지더라. 일하기 전 와야 겠다 싶어 바로 왔다”며 “우리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대선 이후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 표를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3일 본 투표일 연휴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 사전투표를 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태국으로 출국을 앞둔 손모(42)씨는 “태국 여행 가기 전에 주권 행사를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본 투표일에도 태국에 있어 사전투표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차수정(31)씨는 “남편이랑 다음주 월요일(다음달 2일) 저녁부터 1박 2일 캠핑을 가기로 해서 사전투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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