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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인 맞은 英 아픈손가락 '로라애슐리'…부활 날갯짓

김연지 기자I 2025.03.14 11:57:25

[EU있는경제]
英 국민 브랜드 로라애슐리, 美 사업 확장
올해 1월 새로운 최대주주 맞이한지 2개월만
경영실책 및 재정난으로 한때 주춤했지만
브랜드 재건 시동…미국&아시아 시장 공략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홈 퍼니싱 브랜드 로라애슐리가 미국 가전제품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브랜드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1월 미국의 한 브랜드 액셀러레이터(Brand Accelerator·성장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인수한 후 전략적으로 성장시키는 회사)에 인수된 지 불과 2개월 만의 행보다. 현지 업계에서는 무리한 글로벌 확장과 경영실패로 추락한 로라애슐리가 새로운 최대주주 체제 아래에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올해 1월 미국의 마키브랜즈에 인수된 로라애슐리.(사진=구글이미지 갈무리)
14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로라애슐리는 영국 소형가전 제조사 VQ와 미국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VQ는 로라애슐리와 협업해 토스터와 주전자, 믹서기 등을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얻은 회사로, 양사는 이번 계약으로 영국에 이어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로라애슐리 감성이 담긴 전자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로라애슐리는 영국의 고전적 감성을 담은 홈 퍼니싱 브랜드다. 플로럴 패턴과 빈티지 감성으로 유명하며, 가구와 침구, 커튼, 벽지, 액세서리, 의류 등 200개 이상의 라이프 스타일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100개 이상의 라이선스 파트너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로라애슐리는 사실 영국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무리한 글로벌 확장으로 인한 경영실패와 시대 변화 대응 실패로 쇠락했기 때문이다.

로라애슐리는 1980년도부터 영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 매장을 늘리며 글로벌 확장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으로 90년대 후반부터 실적이 악화됐고, 회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직접 운영 체제를 라이선스 체제로 바꿔 잡았다. 현지 업체와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글로벌 전략은 유지하되, 매장 임대료와 직원 급여, 물류비용 등 고정비용을 대폭 줄이고 로열티를 비롯한 최소 수익은 보장받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장기 수익성을 져버리고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기로 한 셈이다.

팬데믹 여파로 파산 위기에 처했던 로라애슐리는 온라인으로 사업을 겨우 영위하다가 올해 1월 미국의 브랜드 엑셀러레이터 ‘마키브랜즈’에 인수됐다. 마키브랜즈는 다 죽어가는 브랜드를 심폐소생하는 것으로 유명한 기업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를 인수한 후 라이선스 파트너를 통해 브랜드를 확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현재 마키브랜즈가 보유한 회사로는 패션 브랜드인 브룩스브라더스와 쥬시꾸뛰르, BCBG, 안티소셜클럽 등이 있다.

마키브랜즈는 로라애슐리를 인수하면서 라이선스 체제와 직접 운영 체제를 병행해 브랜드 정체성과 성장성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VQ와의 미국 라이선스 계약 역시 마키브랜즈 계획의 일환으로, 회사는 향후 여러 국가에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로라애슐리의 브랜드 파워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키브랜즈 측은 “이번 계약으로 로라애슐리의 미국 시장 확장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로라애슐리의 헤리티지와 VQ의 혁신 기술을 결합해 영국뿐 아니라 미국의 소비자들도 고품질의 주방제품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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