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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 잘하고 있다. 중국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협상을 이틀 연속 이어갈 정도로 양국의 이견이 완전히 매끄럽게 해소되지 않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단장으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중국 측은 허리펑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었다. 베센트 장관은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고, 러트닉 상무장관도 “유익한 논의였다”고 언급했다. 반면 허 부총리는 아무 말 없이 현장을 떠났다.
특히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번 회담에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기술 수출 통제가 이번 협상의 핵심 의제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완화한다는 보장을 확실하게 할 경우, 일부 기술 수출 규제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투기, 원자로 연료봉 등 에너지와 국방, 첨단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중국이 차지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주 사이 부과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엔진 부품, 화학물질, 핵물질 등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일부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 인터뷰에서 “런던 회담에서 상호 신뢰가 확인되면 미국은 일부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중국은 대량의 희토류를 방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훈련용 반도체인 ‘H2O 칩’과 같은 최첨단 부품은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셋 위원장은 “고급 엔비디아 칩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른 반도체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양국이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이후 진행되는 첫 후속 회담이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는 협상에 다시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