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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오염물질 친환경적으로 분해하는 균주 개발

강민구 기자I 2025.03.20 10:28:11

균주 구리 이온 내성 강화해 락카아제 활성 환경 조성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미생물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방사선을 이용해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하는 균주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정종현 원자력연 박사 연구팀이 방사선을 이용해 개발한 고성능 난분해성 오염물 제거 균주의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정종현 원자력연 박사 연구팀은 인천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함께 구리이온 농도가 높을수록 락카아제가 활성화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처럼 이 효소를 직접 개량하는 대신, 구리이온을 통해 락카아제가 활성화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를 위해 락카아제를 지닌 균주의 구리이온 내성을 강화했다.

락카아제를 활성화하려면 구리이온을 주입해야 하는데, 일반 균주는 구리이온이 많아지면 독성이 생겨 생장에 어려움을 겪는다. 균주의 구리이온 내성을 높이려면 균주에 존재하는 수십개 유전자의 개량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방사선이 한 번에 여러 유전자를 변이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감마선조사시설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구리이온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기법을 설계했다. 실험을 통해 대부분의 미생물이 생장할 수 없는 10mM(10밀리몰) 농도의 구리이온에서도 생장이 가능한 균주를 개발했다.

개발한 균주는 락카아제 활성도가 기존보다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 균주의 락카아제 생성, 구리의 흡수·배출 관련 유전자도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 염료를 분해하는 실험에서도 대부분의 염료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해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균주를 기반으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고,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등 유용한 기능성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균주를 추가로 개발할 방침이다.

정병엽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미생물 기반 친환경 기술은 미래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난분해성 유해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해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엔바이러멘탈 리서치(Environmental Research)’에 지난 3월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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