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급감하고 있다.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머스크 CEO)의 정치 개입에 대한 반발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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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가격 1년새 7.3%↓…사이버트럭은 58.3% 폭락
20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자동차 구매 사이트 카구루스(CarGurus)에서 테슬라 중고차 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평균 7.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모든 중고차 가격이 평균 2.6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떨어진 것이다. 특히 사이버트럭 중고차 가격은 무려 58.28% 급락했다.
US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테슬라 중고차는 약 1만 4000대로, 대부분 3만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2022년 평균 가격(7만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폭락한 것이다.
뉴스위크는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테슬라 차량은 가장 흔한 전기차라며, 5가지 모델 가운데 ‘모델X’만이 유일하게 지난 30일 동안 1.29% 상승했다고 전했다.
CNN은 “지난달 테슬라 중고차에 대한 검색은 16% 감소한 반면, 테슬라를 제외한 중고 전기차 수요는 지난 1년 동안 28% 증가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례적 홍보에도 구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 약화도 확인된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지난 4차례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주(블루 스테이트)와 공화당이 승리한 주(레드 스테이트)의 테슬라 차량 반복 구매 성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블루 스테이트에서 테슬라 차량 소유자가 다시 테슬라 신차를 구매한 가구 비율은 2023년 4분기 72%에서 지난해 4분기 65%로 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레드 스테이트에서는 해당 비율이 47.6%에서 48.2%로 0.6%포인트 상승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북부 출신인 팸 퍼킨스는 CNN에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것이 후회된다면서 “누군가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면 망설임 없이 판매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머스크 CEO의 정치적인 입장이 미국 내 테슬라 신규 차량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예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CNN은 평가했다. 미국에서 자동차는 주택 다음으로 가장 신중하게 구매하는 대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차량 구매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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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서 테슬라 차량 공격…주가 4개월새 반토막
한편 최근 미국에선 테슬라 매장 앞에서 머스크 CEO에 반발해 ‘보이콧’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으며, 테슬라 차량에 대한 공격 행위도 증가하고 있다.
이달 들어 미 전역에서 언론에 보도된 테슬라 방화·테러 사건만 10건이 넘는다. 이틀에 한 번 꼴이다. 지난 18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주차 중인 테슬라 차량 5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와 유럽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밴쿠버 오토 쇼에서는 안전 문제로 테슬라 차량이 쫓겨나기도 했다. 이달 초엔 프랑스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해 테슬라 차량 12대가 전소됐다.
CNN은 “테슬라 차량이나 시설에 대한 일련의 공격과 잠재적인 매출 손실 사이에 확실한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51% 폭락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등과의 가격경쟁 심화, 미국 내 최대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의 판매 감소, 머스크 CEO의 정치 개입에 대한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