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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있는경제]車 부품 빅딜 속 기술유출 우려로 앓는 英

김연지 기자I 2025.01.31 13:48:54

美 AAM, 英 다울라이스그룹 인수키로
전기차 부품 제조 기술 강화한 AAM
영국 안에선 기술 유출·고용 축소 우려 상당
"보완적 사업 운영…규제당국 승인될 것"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에서 해외 기업발 인수·합병(M&A)으로 기술 유출, 고용 축소 관련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 AAM이 영국 경쟁사를 인수하기로 했다. 해당 경쟁사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부품 생산에 강점을 가진 회사인 만큼, 영국 안에서는 ‘영국의 자동차 부품 기술과 자산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영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고용 불안정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울라이스 그룹이 운영하는 자동차 부품 사업.(사진=다울라이스 홈페이지 갈무리)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부품 제조사 ‘AAM’은 영국 경쟁사 다울라이스 그룹을 11억 6000만파운드(약 1조 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이는 올해 들어 영국에서 발표된 미국발 M&A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다.

세계 자동차 제조사 90%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다울라이스 그룹은 영국의 항공우주 기업 ‘멜로즈인더스트리’의 구조조정으로 탄생한 자동차 부품사로, FTSE 250(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101~350번째로 큰 규모의 기업을 이루는 지수)에 속해있다. 멜로즈인더스트리는 지난 2018년 영국의 항공우주와 자동차 사업부를 보유한 글로벌 제조사 GKN을 인수한 후, 항공우주 부문은 유지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부를 분사한 바 있다.

AAM은 이번 M&A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AAM은 전 세계 16개국에 75개 이상의 부품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다울라이스는 19개국에 70개 이상의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동차 부품 관련 시설로는 최대 규모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중복되는 일부 시설을 통합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다울라이스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부품 생산에 큰 강점을 지닌 회사인 만큼, AAM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에 적용 가능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다.

다만 영국 안에서는 이번 M&A를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국 경제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우선 영국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하는 다울라이스가 인수됨으로써 영국 안에서는 다울라이스의 기술과 자산이 미국으로 이전되면서 영국의 자동차 부품 기술 경쟁력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기업의 M&A로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영국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정성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 M&A 사례를 볼 때 해외 기업발 M&A는 곧 직원 구조조정과 고용 축소로 이어졌다. AAM의 본사가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영국 내 고용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게 업계 예측이다.

이번 M&A는 규제당국의 심사를 거쳐 승인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두 기업이 서로 보완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데다, 시장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인수가 승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

AAM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M&A는 AAM의 장기적이면서도 전략적 성장 계획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두 회사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기술 전문성은 상호 보완적인 만큼,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시너지를 창출하고 전기차 부문에서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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