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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앤트로픽 전용 AI 슈퍼컴 구축…세계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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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5.06.26 08:20:04

산처럼 거대한 ‘프로젝트 레이니어’ 출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아마존이 차세대 AI 인프라 전략의 핵심인 ‘프로젝트 레이니어(Project Rainier)’를 공식 가동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AI 훈련용 데이터센터 시대를 열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을 위한 맞춤형 슈퍼컴퓨팅 클러스터로, 30개 건물에 걸쳐 미국 전역에 분산된 초대형 컴퓨팅 인프라를 연결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뉴칼라일 외곽 46만8000㎡ 부지에 AI 전용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 중이며, 현재 7개 동이 완공됐다고 밝혔다. 완공 시점에는 2.2GW 규모의 연산 능력을 갖춘 ‘AI 컴퓨트 클러스터’로 이는 현재 전 세계 AI 기업 중 가장 큰 수준이다. 오픈AI의 ‘스타게이트 1’(1.2GW), 메타의 루이지애나 클러스터(2.0GW)를 뛰어넘는다.

프로젝트명 ‘레이니어’는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상징적인 화산 ‘마운트 레이니어’에서 따온 것으로, 그 위용과 야망을 반영한다.

트레이니엄2로 무장한 ‘친환경 슈퍼컴퓨팅’

이 초대형 시스템의 핵심은 AWS가 자체 설계한 AI 전용 칩 ‘트레이니엄2(Trainium2)’다. 일반 GPU보다 저전력·저발열 특성이 우수한 이 칩은, 각각 수십억~수조 회의 연산을 초단위로 수행하며, 인간이 수만 년 걸릴 연산을 ‘눈 깜짝할 새’에 처리한다.

AWS 산하 안나푸르나랩스의 가디 허트 이사는 “앤트로픽은 기존 훈련 클러스터 대비 5배 성능 향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이 시스템은 AI 훈련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에너지 소비는 최소화하는 설계”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AWS는 16개의 트레이니엄2 칩이 탑재된 서버 4대를 하나의 ‘울트라서버(UltraServer)’로 묶고, 이를 다시 수만 대 연결해 초고속 신경 연결망(NeuronLink)과 탄력 패브릭 어댑터(EFA)로 유기적 통신을 구현했다. 이로써 지연 없는 초고속 병렬처리가 가능해졌다.

전기·물·탄소… 모두 아끼는 ‘지속가능한 AI’

AI 슈퍼컴퓨팅은 자칫 ‘전력 괴물’이 되기 쉽다. 하지만 AWS는 지속가능성을 정면으로 내세웠다. 2023년 기준 아마존 전력 사용량은 100% 재생에너지로 상쇄됐으며, 현재 핵에너지·배터리 저장 기술 투자도 병행 중이다.

예컨대 레이니어 프로젝트의 핵심 부지인 인디애나 세인트조셉 카운티의 데이터센터는 연간 절반 이상을 ‘공랭식’으로 운영하며, 냉각수 사용량을 대폭 줄였다. AWS는 kWh당 물 사용량 0.15L로, 업계 평균(0.375L) 대비 두 배 이상 효율적인 수준이다.

“클로드 그 이상”… 초거대 모델 진화의 분수령

앤트로픽은 이번 레이니어 인프라 위에서 자사의 대표 AI 모델 ‘클로드(Claude)’의 후속 모델을 훈련한다. 초거대 AI 모델의 성능은 연산량에 비례한다는 점에서, 이 슈퍼클러스터는 AI 연구 경쟁에서 미국이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는 핵심 무기가 된다.

앤트로픽과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트레이니엄2 사용 조건을 포함한 40억달러 투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당 계약의 실질적인 실행 단계다. 이로써 아마존의 누적 투자액은 80억달러(약 11조2000억원)에 달한다.

아마존 클라우드 담당 임원 프라사드 칼리아나라만은 “이 인프라는 단지 앤트로픽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여유 용량은 의료·기후·보안 등 다양한 분야의 AI 모델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전쟁이 모델 성능 중심에서 ‘인프라 확보’로 확장되는 시점에 아마존은 레이니어 프로젝트를 통해 게임의 판을 바꾸고 있다. GPU 공급난과 전력 소모에 대한 우려 속에서, 트레이니엄2 기반의 저전력·고효율 연산 구조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AWS의 AI 시장 점유율 확대, 나아가 미국 AI 생태계 자립도를 끌어올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AWS는 국내에서도 SK그룹과 투자해 울산 등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 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KㆍAWS AI데이터센터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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