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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자외화예금, 석 달만에 하락 전환…차익실현에 49.1억달러↓

정두리 기자I 2025.03.31 12:00:00

한국은행 ‘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발표
2월 외화예금 985억달러…넉달만에 1천억달러 밑돌아
“고환율 지속함에 따라 기업 차익실현 매물 주된 요인”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거주자외화예금이 석 달 만에 하락 전환하며 900억달러대로 줄어들었다. 기업들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늘어나자 예비용 자금 확보 용도로 올해 초 까지 달러를 비축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고환율 기조가 지속함에 따라 서서히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AFP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말 대비 49억 1000만달러 하락한 985억 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3개월만에 하락 전환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이 900억달러대로 낮아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만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합한 것을 의미한다.

통화별로 보면 거주자외화예금에서 가장 큰 비중(85.8%)을 차지하는 미 달러화예금이 전월말 대비 37억 9000만달러 감소했다. 달러화예금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화 환전에 대한 유인이 커지면서 기업예금(-36.4억달러) 중심으로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말 1452.7원에서 2월 말 1463.4원으로 오르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엔화예금은 원·엔 환율 상승에 따른 거주자의 차익실현 등으로 지난달 말 77억 6000만달러를 기록, 전월말 대비 5억 3000만달러 줄었다. 원·엔 환율은 지난 1월 말 939.0엔에서 2월말 975.4엔으로 36.4엔 늘었다.

이밖에 지난달 말 기준 유로화는 41억 6000만달러, 위안화예금은 9억 5000만달러로 전달 대비 각각 2억 9000만달러, 2억 1000만달러 감소했다. 유로화예금은 증권사 및 대기업 등 일부 기업의 현물환 순매도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는 2월 말 11억 4000만달러도 전월보다 9000만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기업들이 달러를 일단 보유하고자 하는 기조가 연초까지 강했었는데, 2월 들어 그런 부분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한편, 환율은 계속 오르다 보니 원화에 대한 차익 실현 심리가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예금 주체별로 보면 지난달 말 기준 기업예금 잔액이 846억 2000만 달러, 개인예금이 139억 1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각각 45억 8000만달러, 3억 3000만달러 감소했다. 예금 비중은 기업예금이 85.9%, 개인이 14.1%를 기록했다.

은행별로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을 보면 2월말 기준 국내은행이 847억 4000만달러, 외국은행지점이 137억 9000만달러로, 전달 대비 각각 38억 7000만달러, 10억 4000만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3월 거주자외화예금은 작년 동기 기준으로 10억달러가량 줄어들었으나 최근 기업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다 보니 외화예금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면서 “환율 뿐만 아니라 기업의 내부 사정이나 경영 전략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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