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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질환인데…병원 규모 작을수록 입원 기간 '천차만별'

안치영 기자I 2025.04.07 12:00:16

병원 이하 입원 기간 차이…고혈압 51.8%·폐렴 26.0%
"중증도 비슷한 환자 입원 기간 달라… 비효율적 의료"
빈 병상 채우기·환자 입원 연장 요청 등 원인 추정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병원 규모가 작을 수록 같은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입원 기간이 병원마다 서로 다른 경우가 늘어났다. 비슷한 특성의 환자를 치료할 때 병원마다 진료 방식이 다르다는 의미인데, 일각에서는 빈 병상을 채우려는 병원의 경영 방식과 병원에 더 남고 싶어하는 환자의 요구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고혈압과 폐렴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기간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폐렴 환자의 입원 기간 차이가 나는 원인 중 의료기관 간 차이로 발생하는 비중이 폐렴은 2010년 21.0%에서 2019년 9.6%로 감소했으나 고혈압은 2010년 25.7%에서 2019년 31.3%로 증가했다.

특히 연구원은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에서 입원 기간 차이가 벌어지는 점을 주목했다. 의료기관을 종합병원급 이상(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과 병원급 이하(병원·의원)로 구분했을 때, 2019년 기준 입원 기간이 의료기관 차이로 발생하는 비중은 고혈압은 △종합병원급 이상 19.6% △병원급 이하 51.8%, 폐렴은 △종합병원급 이상 6.5% △병원급 이하 26.0%로 나타났다. 고혈압·폐렴 환자가 어느 종합병원에 가서 입원해도 퇴원 날짜와 진료 내용이 거의 동일하지만,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원은 비슷한 특성이 있는 환자의 입원 기간이 의료기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봤다. 특히, 병원·의원급의 입원 치료에 비효율이 존재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정회 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센터장은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입원 기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중증도가 비슷한 환자들 사이에서도 의료기관에 따라 입원 기간에 커다란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의료 이용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의료기관에 따른 입원 기간 현황을 파악한 자료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을 따로 분석하진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에서 경영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퇴원 환자를 불필요하게 붙잡아 빈 병상을 채우는 예도 있고, 각종 이유 등으로 환자 스스로 병원에 계속 입원해있길 원해 입원 기간이 차이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의료기관에 따른 입원기간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혈압과 폐렴의 적정 진료에 대한 임상적 기준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해 환자 중증도 보정 등 연구의 제한점이 있으며, 앞으로 입원 기간 변이가 큰 기관의 특성과 원인을 파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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