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AI칩엔 GDDR7 탑재될 전망
AI모델 경량화추세 맞물려 GDDR 수요 ↑
HBM 경쟁서 뒤쳐진 삼성엔 긍정적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엔비디아가 중국 전용 저가의 인공지능(AI)칩인 블랙웰을 출시하기로 함에 따라 K반도체에도 긍정적 영향이 점쳐진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외 다른 AI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005930)에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2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언론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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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을 겨냥한 H20외 저가형 블랙웰을 출시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RTX프로 6000D를 기반으로 HBM이 아닌 GDDR7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이었지만,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H20 수출을 막았다. 엔비디아로서는 막대한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순 없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나 AI 가속기에 필요한 고성능 GPU에는 HBM이 필수적으로 탑재되는데, GDDR7 역시 AI 가속기(추론용)로 탑재될 수 있다. GDDR7은 GPU 연산을 돕는 메모리장치로 HBM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 기존 H20보다 저사양인 저가형 블랙웰에 HBM대신 GDDR7이 들어가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입장에서 GDDR7이 HBM과 비교할 때 수익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AI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기보다 투자에 효율을 극대화하고, AI 모델의 경량화·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HBM 외 다른 AI 메모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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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징둥, 바이두, 알리바바, 중국의 금융기관 등 큰 손은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AI 가속기가 필요하겠지만 그 외 저변의 기업은 저사양 보급형 AI 모델에 대한 수요가 클 것”이라며 “딥시크 출현 이후 대규모의 파라미터를 쓰는 모델 외 가벼운 추론형 모델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독점 시장에서 AI 가속기·프로세싱 다변화 움직임이 보인다. 저전력 D램인 LPDDR이나 GDDR D램 소형 소자를 모듈에 꼽거나 적층해 큰돈을 들이지 않고 대역폭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HBM 경쟁에서 한발 늦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트렌드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경 연구원은 “대량 양산능력이 있는 삼성전자에는 지금보다 나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 넷째 날인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사인한 그래픽 메모리 GDDR7.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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