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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건설업계에 이어지고 있는 불황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만큼 새 정부에서는 건설경기 부양과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각 ‘공공발주 정상화’와 ‘세제 감면’ 등 논의가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한 목소리다.
올해 1분기 폐업신고를 한 종합건설업체(일부 폐업·업종 전환 포함)는 무려 160곳으로, 2011년 1분기(164곳)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았다. 올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종합건설업체는 268곳, 전문건설업체까지 포함하면 총 1434곳이 폐업신고를 한 상황으로, 단순 추산 매일 6.5곳의 종합·전문건설업체가 문을 닫는 셈이다.
건설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통한 기반시설 확대와 주택공급 부족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내년도 SOC 적정 예산으로 30조원 이상을 편성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당면한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재도약과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가장 효과적인 SOC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거대양당 후보들에게 전하는 새 정부 핵심 건설정책안에도 담겼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지속 하락세를 걷고 있는 현재 상황에선 공급 확대 정책을 내놓아도 실제 시장이 반응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며 “이런 때에 일시적으로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데엔 단연 공공발주 확대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혜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건설현장의 자금 흐름을 회복하기 위한 신속한 경기부양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공공발주 정상화와 물량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뒤, “여기에는 민간 자본의 적극적 활용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민간 투자 인센티브 확대, 투자 리스크 분담구조 개선, 임대형민자사업(BTL)·수익형민자사업(BTO) 방식의 정부 고시 사업 확대 등 민간 투자 사업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단연 세제 감면이 필수 과제로 꼽혔다. 실제로 선거운동 기간 대권주자들을 찾아나선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주요 부동산·건설업계 대표 협단체들의 정책 제언안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폐지 등 세제 개선 △취득세 50% 감경 △양도세 감면 등 세제 감면 방안이 담겼다.
특히 이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지방 미분양 문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 악성 미분양 주택에 대해선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조치가 필요하다”고,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양도세 5년 감면과 같은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방 주택 보유자까지 다주택자로 분류되는 현 제도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결국은 개인이 분양을 받아줘야 미분양이 해소되는데, 현재와 같은 다주택자 규제 하에선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짚었고, 이윤홍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방은 가격 상승이 없기 때문에 다주택으로 보지 말고 취득세 부담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