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심장질환은 약물치료나 수술·시술 등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말기(末期)까지 진행돼 더 이상 기존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심장이식’이라는 최후의 수단이 필요하다. 심장이식은 뇌사 등으로 공여자가 확보돼야만 가능하며 이식 과정 역시 ‘4시간 이내’라는 엄격한 시간 제약 하에서 진행돼야 할 만큼 긴박하다.
중증 심부전 환자, 모두가 이식 받는 것은 아냐
중증 심부전 환자라고 해서 반드시 심장이식만이 해답은 아니다. 적절한 약물치료와 재활, 중환자 관리, 인공심장(좌심실보조장치, LVAD) 등을 통해 심장 기능이 안정화되거나 충분히 호전돼 이식 없이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중증 심부전 치료는 한 가지 방법으로 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마다 맞춤형 접근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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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의료재단 소속이자 정부가 지정한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지역책임의료기관인 인천세종병원은 중증·응급 의료체계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심장병 없는 세상’이라는 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심장이식센터를 운영하며 말기 심부전 환자를 위한 상담·관리부터 심장이식 수술, 수술 후 재활까지 체계적으로 담당한다.
심장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중환자의학과, 감염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양과, 약제과, 호흡기내과, 간호코디네이터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24시간 전문의 상주 시스템을 갖춰 긴박한 상황에서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이 센터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애보트(Abbott)로부터 최신형 LVAD ‘하트메이트3(HeartMate3)’ 우수센터(Center of Excellence)로 지정받았다. 2017년 개원 이후 1,500례가 넘는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고 2022년 한 해에만 425례의 심장 수술과 15례의 심장이식을 거행해 모두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특히 LVAD 삽입 후 유지 성적 역시 매우 우수해 심장 공여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안전하게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병원 전체가 움직여야 가능…안전한 심장이식·체계적 심부전 관리 목표
센터를 이끄는 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심장내과)은 2013년부터 미국 드렉셀대학에서 LVAD와 중증 심부전을 연구하고 로체스터 메이요 클리닉·펜스테이트 병원 연수를 거쳤다. 현재 국제심폐이식학회(ISHLT)에서 프로그램 위원과 심장이식 가이드라인 위원장을 맡고 있고 (재)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임원으로도 활동하며 국내외 장기이식 분야 발전에 힘쓰고 있다. 저서인 ‘심부전과 살아가기’는 중증 심부전 환자들에게 ‘필독서’로 알려져 있다.
김 센터장은 “심장이식은 단순 수술이 아니라 병원 전체가 환자를 위해 빈틈없이 움직여야 가능한 작업”이라며 “인천세종병원은 빠르고 유기적인 협업체계, 24시간 대응 시스템을 바탕으로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심장이식은 물론 모든 심장질환 환자들의 진단부터 재활, 이후 관리까지 토털 케어를 제공하며 지역과 국내 심장의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