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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정육점’이라는 컨셉을 앞세우고 있는 더 베지테리언 부쳐는 2010년 설립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로, 완두콩과 밀 단백질을 활용해 고기와 비슷한 맛 및 질감을 가진 제품을 생산한다. 주요 제품군으로는 비건 버거 패티와 식물성 미트볼, 비건 베이컨, 소시지 대체품 등이 있다.
회사는 지난 2018년 유니레버에 인수된 이후 유니레버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진출했다. 또 맥도날드와 버거킹과 협업하면서 유럽 일부 국가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유니레버가 잘 뻗어나가던 대체육 브랜드를 돌연 매각하고 나선 이유로는 △유니레버의 전략 변화와 △대체육 시장의 성장 둔화가 꼽힌다. 우선 유니레버는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정체된 탓에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브랜드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탓에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대체육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이는 데이터로도 증명되는 부분이다. 실제 대체육 관련 국제민간단체 ‘굿푸드인스티튜트(GFI)’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유럽의 대체육 판매량은 전년대비 3.2% 감소했다. 2023년부터는 대체육 판매량이 다시 5.5% 증가하면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정리해야 하는 유니레버 입장에선 이를 기다려줄 시간이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비베라는 더 베지테리언 부쳐 인수로 글로벌 대체육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비베라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식물성 단백질 제품 생산기업으로, 유전자 변형(GMO) 없는 원료를 사용해 다양한 대체육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비베라는 스테이크와 너겟 등 정통 유럽식 요리에 적합한 대체육을 개발해왔고 더 베지테리언 부쳐는 패스트푸드 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레스토랑부터 패스트푸드, 슈퍼마켓 등 다양한 채널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