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서나 염증이 생길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이 질병은 치료 없이 내버려두면 염증이 점점 심해지고 장이 좁아지거나(협착), 구멍이 생기거나(누공), 고름이 차는 농양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으며 소아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크론병은 단순한 소화기 질환이 아니라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측면에서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정기적인 진료 및 치료가 필수이며 꾸준한 식이 조절 및 영양관리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크론병 학생이 겪을 수 있는 정서적 부담을 덜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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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크론병에서 가장 관리가 필요한 부분은 바로 식사다. 크론병은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으로, 일상적인 식사에서도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식품이 있을 수 있다. 소아에서의 크론병은 약 30~50%에서 성장 속도 저하가 나타나는데 만성 염증과 흡수 장애, 식사량 감소가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고지방식 △고섬유식 △유제품 △가공식품 등은 일부 아이에서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예 학교 급식을 하지 않고 균형영양 음료만 섭취하는 때도 있다.
특히 이러한 식이 조절은 또래와의 식사 시간이나 외식 등에서 아이가 위축되거나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다. 부모는 식사의 치료적 의미와 중요성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충분히 설명하고 아이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에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교직원은 학생이 개별 도시락이나 경장 영양 음료를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급식 지도 시 학생이 위축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크론병을 앓는 아이는 식이 조절뿐만 아니라 신체활동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이 잘 조절되는 동안은 일반적인 신체 활동이 가능하지만 질병이 활성화되거나 항문 주위 병변이 있으면 활동을 제한해야 할 수 있다. 수업 중 장시간 착석이 어려운 경우 좌석 위치 조정 등의 배려가 필요하며 병원 방문으로 인한 결석 시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충 수업이나 과제를 조정해야 한다.
크론병 아동처럼 희귀질환 아동은 치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특히 희귀질환 아동에게도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제고와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유치원·학교 등 전국 교육기관 교직원이 활용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 다빈도 희귀질환 안내서’를 12월까지 매월 차례로 제작해 배포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희귀질환 아동은 의료적 지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꾸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며 “특히 학교 등은 아이들이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교직원들의 이해와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