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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28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임시총회에서 결정된 사항과 지역협의회 구성안 등을 추인할 예정이다. 한성존 비대위원장은 지역 거점병원 대표를 중심으로 지역협의회장 체계를 도입해 전국 전공의 의견을 고루 반영할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기존 전공의 7대 요구안을 3가지로 줄여 정부에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재검토 △보건의료 거버넌스 의사 비율 확대와 제도화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수련 연속성 보장이다. 이 중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수련 연속성 보장을 제외한 다른 항목은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여서 사직 전공의 행보에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반면 수련 연속성 보장은 사직 전공의 복귀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새 비대위는 수련 연속성 보장의 부대조건으로 입대 사직 전공의 정원 보장과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 등을 조건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전문의 추가시험 시행은 이들의 복귀를 시점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다. 전문의 시험은 연 1회 실시하며 통상적으로 10월부터 접수를 시작해 다음 해 2월 시험을 치른다. 대부분의 전공의 또한 전문의 시험 일정에 맞춰 수련 일정을 맞추기 때문에 2월에 졸업한다.
문제는 9월에 복귀하는 사직 전공의는 최소 6개월을 놀아야 한다는 점이다. 9월 복귀 전공의는 수련 시간을 대폭 줄이는 등의 조치가 없으면 다음 해 2월 시험을 치를 수 없다. 9월에 수련이 종료된 이후 그다음 해 2월까지 수련도 없고 병원에 남아 있을 수도 없는 ‘붕 뜬’ 상황에 부닥친다. 이러한 공백을 없애기 위해 9월 복귀자를 위한 전문의 추가시험이 필요하다는 게 사직 전공의와 일부 교수들의 주장이다. 한 사직 전공의는 “지금 복귀하든(9월) 내년 2월에 복귀하든 전문의 시험 보는 날짜는 어차피 똑같다”면서 “어차피 내 자리는 다른 전공의가 채웠다고 하는데 추가 시험이 없으면 6개월 시간 두고 나중에 복귀하는 게 나을 듯 하다”고 말했다.
입대 사직 전공의 정원 보장 또한 사직 전공의 사이에선 중요한 이슈다. 군대 갔다 온 전공의가 수련병원에 정원이 꽉 차 다른 병원을 알아보거나 최악에는 다른 진료과로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입대 사직 전공의 정원을 별도로 보장해 수련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정부 측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최근 대한의학회와의 회의에서 전문의 추가 시험 시행 여부에 대해 ‘추가 소요분 예산 지원 어려움’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대 사직 전공의 정원 보장 또한 국방부와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현재로서는 확답하기 어렵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교수 사회에서도 ‘안 들어올 거면 들어오지 마’라며 강경한 태도도 있고, ‘그래도 어떻게든 받아줘야지’라며 특례를 주장하는 교수도 있다”면서 “확실한 것은 일 년 넘게 지속한 이 사태 속에서 전공의들이 교수들을 적으로 간주한 자세가 지금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