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서 존재감 키운 정용진…“글로벌 네트워킹의 힘”

김정유 기자I 2025.01.21 15:21:27

트럼프家와 인연, 부인과 美 정재계 인사 회동
공화당 인사부터 FTC 퍼거슨 위원장도 만나
사교 무도회에도 참석, 자정 넘어 트럼프도 방문
불안정 국내 정국 속 민간차원 소통창구 역할 톡톡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잇달아 만남을 갖는 등 적극적인 네트워킹 활동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반갑게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아내 한지희씨와 글로벌 정재계 인사 ‘릴레이 만남’

2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 17일 미국 뉴욕 JFK공항을 경유해 워싱턴DC에 도착한 정 회장은 아내 한지희씨와 함께 취임식 이전 비공식 행사부터 취임식 당일 ‘스타라이트 볼’ 무도회까지 모두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부터 글로벌 IT 기업들의 경영진까지 두루 만남을 가졌다.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로 워싱턴을 찾았다.

정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공지능(AI)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를 비롯해 국무장관 지명자 마크 루비오와도 만났다. 이들과 만난 정 회장은 “AI 같은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삭스 정책책임자는 “유통업은 소비자들이 AI의 발전상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 있는 산업”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신기술이 국민 생활 질의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 회장은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벤처 투자기업 1789 캐피탈을 공동 설립한 오미드 말릭, 크리스토퍼 버스커크와 함께 식사를 하며 공통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이외 다른 사교 행사에는 케빈 스타크 오클라호마주 주지사를 만나기도 했다.

앞서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로 지난달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일론 머스크와 인연을 맺었는데, 이번에는 X, 우버 등 글로벌 IT기업이 공동 주최한 비공식 행사에도 초대받아 참석했다. 정 회장 부부는 참석자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전해졌다. ‘국내 테슬라 1호 고객’인 정 회장은 평소 테크(기술) 기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취임식 당일에는 ‘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열린 생중계 현장에 들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북극 한파로 취임식 행사 규모와 참석자가 크게 줄었지만 정 회장은 트럼프 가문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초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취임식 이후 진행된 J.D. 밴스 부통령 주관 네트워킹 행사에도 참석해 미국 정부와 공화당측 주요 인사들뿐만 아니라 금융계 고위 관계자들과도 교류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왼쪽)이 20일(현지시간) 부통령 JD벤스 주관 네트워킹 행사에서 씨티그룹 임원이었던 마이클 클라인(가운데)과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거래 위원장으로 지명 된 앤드류 퍼거슨(오른쪽)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트럼프도 온 무도회 참석, 민간 소통창구 역할 ‘톡톡’

정 회장은 미국내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과도 만남을 가졌다. 퍼거슨 위원장은 기업 친화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일 오후엔 워싱턴 DC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공식 무도회 스타라이트 볼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트럼프 주니어 등 가족과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만찬을 겸한 사교 무도회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를 받아 무도회에 참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정이 넘어서 무도회장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무도회에서 정 회장 부부는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도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최근 국내의 불안정한 정국 속에서 정 회장의 활발한 미국 행보는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 회장은 개인적인 트럼프 가문과의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민간 차원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한 번 맺은 인연은 소중하게 여기고 인연을 진심으로 대해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평소 철학이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 17일 뉴욕 JFK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관이나 행정가가 아니어서 국가 아젠다를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 다양한 창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신세계그룹의 혁신, 본업경쟁력 강화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오른쪽)과 부인 한지희씨(왼쪽)가 20일 저녁(현지시간)에 열린 스타라이트 무도회에서 일본 아베 신조 前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운데)와 함께 만났다. (사진=신세계그룹)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