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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지구에서 실시한 공습으로 하마스 수장 신와르를 포함한 복수의 고위 간부들이 사망한 사실이 아랍권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신와르를 겨냥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유럽병원을 공습했다. 하마스 지도부가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을 논의하던 지하 터널 내 회의를 겨냥한 것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조직 핵심부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
사망한 인사들에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 여단 지휘관 모하마드 샤바나를 비롯해 복수의 작전 책임자들이 포함됐다.
하마스 지도부가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을 논의하는 회의는 하마스의 전시 상황 보안 지침을 위반한 상황에서 열렸으며, 이를 감지한 이스라엘군이 정밀 타격을 감행했다고 WSJ은 전했다.
신와르는 19개월 넘게 이어지는 전쟁에서 드물게 살아남았던 하마스 최고 지휘부의 하나로, 가자지구 하마스의 사실상 수장이었다.
50세 정도로 알려진 그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지휘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동생이다. 하마스 군사조직을 이끌던 그는 형이 작년 10월 이스라엘군에 살해되자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넘겨받았다.
신와르는 극도로 은밀한 활동을 해 ‘그림자’라는 별칭으로 불렸고, 그의 움직임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공습 직후 신와르의 시신은 하루 뒤 발견돼 지하 터널 내 임시 무덤에 비밀리에 매장됐으며, 하마스는 전투가 끝난 후 정식 장례를 치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하마스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공습으로 하마스는 지난 수개월 간 모하메드 다이프(군사 총책), 마르완 이싸(부총책) 등 핵심 인사들을 잇따라 잃었으며, 지도부의 붕괴와 재편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하마스는 공식적으로 신와르의 사망을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후계 구도를 두고 논의가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후계자로는 하마스 북부 군사 책임자 이즈 알딘 하다드가 거론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지친 일반 주민들의 반(反) 하마스 시위가 지난 3월부터 확산되고 있다. 하마스의 무능과 폭력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카타르 도하에 머무는 망명 지도부가 다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에서는 그동안 신와르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던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예루살렘에서 작년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연 기자회견에서 “무함마드 신와르를 사살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가자지구에 생존 인질 20명과 살해된 인질 최대 38명이 있다면서 “그들을 모두 데려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군사작전이 끝나면 가자지구 전역이 이스라엘군의 통제하에 있게 될 것이며 하마스는 완전히 패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와르는 최근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협상에서 극단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던 만큼 그의 사망으로 휴전 합의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