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K-컬처밸리에 국내 최초로 K-POP 전용 아레나를 건립하기로 했던 CJ라이브시티와 협약이 해제되면서 주춤하는 사이 서울시가 카카오와 손잡고 도봉구 창동에 추진한 ‘서울아레나’가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K-컬처밸리는 지난 2016년 CJ그룹이 참여해 고양특례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2만6400㎡ 부지에 총 6만여석의 K-POP 전용 공연장을 건립하기로 협약한 사업이다. 이후 크고 작은 난관을 지나 2021년 10월 착공에 이르렀지만 전력공급 문제와 글로벌 건설물가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2023년 4월 공사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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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밸리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협약을 체결한 뒤 10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K-컬처밸리가 사실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이 서울시가 국내 최초의 K-POP 전용 아레나 건립을 위해 속도를 냈다. 서울시는 경기도보다 3년여 늦게 사업에 나섰는데도 지난해 7월 본공사의 시작을 알리는 착공식을 개최했으며 올해 4월 기준 약 20%에 가까운 공정률을 기록하는 등 훌쩍 앞서 나가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아레나의 준공 시점을 2027년 4월로 내다보고 있다.
K-POP 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수익창출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그동안 K-POP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외국의 공연장을 순회하는 아웃바운드 형태로 외화를 벌어들였다면 K-컬처밸리는 많게는 수억명에 달하는 외국 K-POP 팬들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인바운드 방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내는 방식을 목표로 했다. 이를 통해 경기도는 6·25전쟁 직후부터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개발 정책에서 소외된 경기북부에 대규모 K-POP 전용 아레나를 건립,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경기도가 경기북부를 K-POP의 글로벌 성지로 만들겠다고 추진한 K-컬처밸리 사업은 사실상 서울시가 추진한 서울아레나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됐다.
지난 4월 경기도가 발표한 향후 추진계획에 따르면 K-컬처밸리는 이르면 202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서울시가 목표한 준공 시점보다 2년 8개월 늦다. 경기도 관계자는 “K-컬처밸리의 조속한 사업 재개를 통해 경기북부에 세계적인 문화관광 랜드마크가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