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장(부회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여전히 5만원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대답했다.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지난해 10월15일(종가 기준) 이후 5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약 5개월째 이른바 ‘5만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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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를 ‘근원적 경쟁력 회복의 해’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2025년을 근원적 경쟁력 회복의 해로 만들기 위해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고 도전과 몰입의 반도체 조직문화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D램·낸드플래시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실적 개선이 이뤄지리라 판단했다. 전 부회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관련해서도 올해는 작년보다 공급이 두 배 늘어나리라 설명하며, HBM3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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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현재는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빠르면 2분기, 늦으면 하반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을 램프업 시킬 것”이라며 “HBM3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고객 수요에 따라 계획대로 양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HBM4와 커스텀 HBM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전 부회장은 “현재 HBM4나 커스텀 HBM 등 차세대 HBM에서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계획대로 준비 중”이라며 “HBM 사업에서도 주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中 공세에 선단공정으로 대응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공세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우위에 있음을 설명했다. 전 부회장은 “중국 업체들은 아직 기술력 부족에 따라 DDR4나 LPDDR4같은 로우엔드 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그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 상황 벌어지고 있다”며 “그렇지만 고부가 시장인 하이엔드 시장을 중심으로 예를들어 HBM, DDR5, LPDDR5, 고성능 서버향 SSD 같은 제품 판매 더 확대하면서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생산하는 DDR4, LPDDR4 같은 로우엔드 제품은 수요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중심을 하이엔드 제품에 둬서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선단 공정을 빨리 개발하고, 차별화 기술을 개발해 대응하겠다는 설명이다.
전 부회장은 또 “이같은 추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공정 미세화를 더 빨리 이루고,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제품 개발 난도는 오르고 있다”며 “개발 인력의 집중 근무는 필수적이고, 규제로 인해 개발 일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정부가 ‘반도체 연구개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보완방안’을 통해 주 64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유연하게 개편한 점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개발 경쟁력이 근무시간 규제에 의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정부·국회와 추가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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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 대해서도 주주들이 지적이 이어짐에 따라 경영진이 나서서 설명했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파운드리 사업은 수주사업으로, 지금 수주를 하면 빨라야 2년, 보통은 3년 정도 뒤에 매출이 나온다”며 “각 공정에 대한 고객이 있고, 수주를 어떻게 최적화하느냐, 각 공정 기술의 커스텀업을 어떻게 하는지 고객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현재 저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당장 1분기 내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관점에서 최선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수율을 빨리 올려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위치까지 최단 기간 도달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현재 누설전류를 줄이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기술을 양산하는 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고 했다. 이어 “메모리도 있고 어드밴스드 로직기술이 있어, 잠재력이 있다. 아직 할 일이 많다”며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의 본격 협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운드리 사업은 현재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 아픈 손가락이다. 전 부회장은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 “‘고객 서비스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고객 중심의 디자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응용별 IP(설계자산)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설계 역량도 개선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수율 개선,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 구조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