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명절 선물 건기식 1위 '정관장' 원주공장 가보니

노희준 기자I 2025.01.23 11:43:41

설 앞둔 KGC인삼공사 강원도 원주공장 찾아
수삼처리 기간 아닌데도 공장 입구부터 홍삼 향 가득
홍삼 판매1위 '에브리타임'과 명절1위 '홍삼톤' 주생산
설 앞두고 173%, 164% 생산↑...곳곳에 자동화라인

[원주(강원)=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공장에 들어서자 홍삼 특유의 진한 향이 코를 찔렀다. 약 200미터 길이의 공장 전체를 가득 채운 것은 뭔가를 ‘찌는 냄새’였다. 공장 관계자는 “수삼(밭에서 갓 수확한 인삼)을 처리하는 기간(9~11월)에 오셨다면 10배는 더 진한 향을 느낄 수 있었을 거에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삼은 수삼을 쪄서 말려 약효와 맛을 올리고 보관을 용이하게 한 붉은색 인삼이다.

KGC인삼공사 원주공장 정관장 충전 과정 (사진=노희준 기자)
최근 서울에서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강원도 원주시 KGC인삼공사 원주공장. 이곳은 설 선물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봤을 KGC인삼공사 홍삼 브랜드 ‘정관장’의 대표 제품인 ‘에브리타임’과 ‘홍삼톤’을 생산하는 곳이다. 에브리타임은 홍삼농축액을 정제수에 희석해서 액상으로 만든 후 이를 휴대하기 편리한 스틱 형태 파우치에 포장한 제품이다. 국내외 홍삼 매출 1위다. 홍삼톤은 홍삼에 영지와 녹용 등 10가지 생약재를 더한 복합 한방 브랜드로 명절 선물 1위를 뽐낸다.

KGC인삼공사 원주공장은 2015년 준공된 공사의 두 번째 공장이다. 21만4000㎡(6만5000평) 부지에 축구장 약 14개를 합친 크기인 9만8983㎡(3만평) 규모로 자리 잡았다. 주력제품인 홍삼톤과 같은 파우치 제품은 연간 최대 2억포, 에브리타임과 같은 스틱 제품은 6000만포를 제조할 수 있다.

조찬기 원주공장 공장장(상무)은 “인삼공사 매출이 1조원을 넘으면서 부여공장 하나로 부족하자 2공장을 모색했다”며 “1620억원을 투자해 이전 KT&G(KGC인삼공사 모회사) 원주공장을 리모델링했다”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 원주공장 정관장 충전 과정 (사진=KGC인삼공사)
설 명절을 앞두고 원주공장은 바삐 돌아갔다. 홍삼톤은 설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평소(1~11월)보다 생산물량을 173% 늘렸다. 에브리타임 또한 생산량이 평균대비 164% 증가했다. 설과 추석 명절은 정관장 국내 매출 중 4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대목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설 행사 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에브리타임으로 전체 매출 중 16%를 차지했다”며 “보통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날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하는데 올해는 연휴 시작 전날이 임시공휴일로 선정돼 24일이 가장 바쁠 것 같다”고 봤다.

인삼은 매년 9~11월 가을 밭에서 수확된다. KGC인삼공사는 햇인삼을 매입해 세삼(인삼 세척 과정)→증삼(찌는 과정)→건조(말리는 과정)→추출·농축→충전·포장을 거쳐 하나의 정관장 제품으로 만든다. 이날 공장에서도 추출·농축 공정은 24시간 돌아가 설 물량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원주공장에선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홍삼 제조 과정 곳곳에 자동화 공정을 접목해서다. 최첨단 이물질 검출기, 초고속 파우치 충전기, 저손상 수삼세척기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해 스마트 공장 면모를 갖춘 곳이 원주공장이다.

KGC인삼공사 원주공장 정관장 포장 과정 (사진=KGC인삼공사)
특히 기자가 직접 바로 옆에서 지켜본 충전·포장 공정은 ‘쉬이잉’, ‘철컥철컥’, ‘솨’ 등의 기계음을 쉴 새 없이 내는 자동화라인의 향연이었다. 자동화 덕분에 파우치 충전 4개 라인, 스틱 충전 3개 라인 등 총 12개 충전라인에서 일일 최대 130만포까지 홍삼 배합액을 파우치에 담아냈다. 압권은 거미줄같이 뻗은 팔로 컨베이어벨트 위에 놓여 지나가는 홍삼 파우치를 빠르게 집어올려 포장하는 ‘델타로봇’이었다. 이 로봇은 시간당 4만2500포까지 포장이 가능하다.

엄격한 품질위생 관리도 원주공장 특징이다. 기자가 충전·포장 공정을 보기 위해서는 청정복을 입고 청정모를 쓰며 청정화로 갈아신어야 했다. 실제 농축과 충전 등 인삼 제조 시설은 ‘클래스 1만(Class 10000)’ 이하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었는데, 이는 세제곱 피트당 0.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수준의 먼지가 1만 개 이하 들어 있다는 뜻으로 반도체 공장의 관리 수준에 버금간다는 설명이다. 조찬기 공장장은 “직원들에게 소중한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생산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며 “올해 이중복합제형(액상+캡슐) 생산라인을 1개 더 증설해 8월부터 가동에 들어간다”고 했다.

KGC인삼공사 원주공장 정관장 홍삼톤 (사진=KGC인삼공사)
KGC인삼공사 원주공장 전경 (사진=KGC인삼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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