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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트럼프 정부가 비트코인 거품 키워…붕괴 우려"

방성훈 기자I 2025.01.31 15:10:09

"실체 없는 가상자산, 붕괴 필연…대혼란 초래" 경고
"기축통화 달러와 경쟁 관계…왜 장려하는지 의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최대 규모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이 ‘거품’을 부풀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FP)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엘리엇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금융시장 전반에 투기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면서, 그 진원지는 가상자산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금융시장이 이런 식으로 움직인 것은 본 적이 없다. 투자자들이 마치 스포츠 도박을 하는 대중들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 자산은 실체가 없다. 붕괴는 피할 수 없으며 가격이 폭락하면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리엇은 가상자산의 가치가 올라가면 미국 달러화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데도 일부 정치인들이 가상자산을 지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엘리엇은 서한에서 “달러화는 세계 기축통화로 엄청난 이점을 누리고 있다. 다른 국가들이 달러화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시기에 미국 정부는 왜 대안 통화의 채택을 장려하는지 의문”이라며 “달러화 약세를 지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투기 및 거품을 키우고 있는 것은 트럼프 정부의 지지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엘리엇은 서한에서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백악관과 가깝다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며 정치인들이 투기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캠페인을 벌이며 미국을 비트코인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뒤 가상자산 시장과의 관계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이 때문에 미 대선 전 약 7만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선거 후 폭등해 한때 10만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디지털 자산 및 금융기술 부문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 국가 차원의 디지털 자산 비축을 평가하는 실무 그룹을 구성토록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차남인 에릭 트럼프와 함께 ‘월드 리버티 파이낸스’라는 가상자산 플랫폼을 지원했다. 이달 초엔 자신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에 관한 밈 코인을 각각 출시하기도 했다. FT는 밈 코인은 기본 사업 모델이나 현금 흐름이 없다고 짚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트럼프 미디어 역시 지난주 가상자산 등에 최대 2억 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금융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엘리엇의 비판은 회사 설립자인 폴 싱어 회장이 공화당의 오랜 지지자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싱어 회장은 지난해 미 대선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팩(정치자금모금단체)에 5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FT는 싱어 회장이 과거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한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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